기상청은 지난달 날씨 장기전망 보고서를 내고 “(올해) 6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 7~8월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20일부터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더운 날 운동하면 ‘열경련’ 발생…가장 무서운 질환은 ‘열사병’
열경련과 열부종, 열실신은 온열질환 가운데 비교적 가벼운 증세다. 그러나 열탈진과 열사병은 응급처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의식을 잃었다면 병원으로 이송해 조치해야 한다.
열경련은 더운 날 운동을 한 뒤 샤워를 하는 도중 발생하는 근육 경련이다. 종아리, 어깨, 팔 등에 30초 정도로 나타난다. 땀을 많이 흘려 전해질 균형이 깨져 발생한다. 경련이 난 부위를 스트레칭하고 전해질을 포함한 수분을 보충하면 증세가 완화, 예방된다.
열부종은 더위에 노출됐을 때 발목이나 손가락이 붓는 증상이다. 추운 곳에 있다가 갑자기 더운 곳으로 이동했을 때 발생한다.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심하면 압박 스타킹을 착용한다.
열실신은 탈수가 발생하면서 뇌로 충분한 양의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현상이다. 열탈진은 체온 조절을 위해 흘린 땀으로 수분과 전해질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한다. 구역질, 어지럼증, 두통, 근육경련 등과 함께 심한 피곤함과 무력감을 호소한다.
열사병은 온열질환 중 가장 위험한 질환이다. 신체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열을 장시간 받은 다음 체온 조절 중추가 손상돼 발생한다. 체온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아 땀이 나지 않고 피부가 건조해지며 체온이 40.6℃ 이상으로 높아져 근육과 장에 이상이 생긴다.
체온 상승과 구토, 발작, 의식 소실 등의 증세를 보인다. 즉시 응급처치와 함께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서늘한 곳으로 환자를 옮기고 축축한 수건으로 적시며 부채질을 하는 등 열을 내려야 한다. 의식이 없다면 억지로 물을 먹이면 안 된다. 물이 기도를 막을 수 있다.
◇최근 이상고온 현상 빈번…6월에도 온열질환 충분히 발생
온열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기간은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다. 하지만 최근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하는 만큼 6월도 안심할 수 없다. 특히 체감온도가 가장 높을 오후 2~5시에는 야외 활동이나 작업을 피해야 한다. 특히 비닐하우스 안 작업은 매우 위험하다.
지난해 온열질환으로 숨진 사람들은 2011년부터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한 이래 2018년 48명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많았다. 사인은 모두 열사병으로 추정됐으며 이들 중 25%는 실외 논·밭에 있다가 숨졌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목이 마르지 않아도 15~20분마다 물 한 컵 또는 이온 음료를 마시는 게 좋다. 탈수를 유발하는 알코올이나 카페인의 섭취는 피해야 한다.
꼭 운동해야 한다면 기온이 높을 시간대를 최대한 피하고 수분 보충에 한층 더 신경 쓰는 것은 물론, 땀 흡수와 배출에 효과적인 기능성 운동복을 입는 게 권장된다. 이후 샤워를 통해 체온을 떨어트리는 것 또한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의중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만성질환자나 건설 현장 등 야외에서 일해야 하는 근로자, 어린이, 돌보는 사람이나 냉방시설이 없는 곳에서 사는 고령자와 독거노인의 경우 스스로 몸 상태를 확인하기 힘들 테니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의중 교수는 “폭염주의보 발령 시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무엇보다 열사병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균형 잡힌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더위에 대한 면역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