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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들어 가는 밭작물…충남 최악의 봄 가뭄 ‘초비상’

입력 | 2022-06-04 14:47:00

최악의 봄가뭄으로 마늘, 감자, 참깨, 고추 등 밭작물들이 타들어가고 있다. © 뉴스1

바닥을 들어낸 서산시 해미면 산수리에 위치한 산수저수지. 충남도 제공


충남 홍성에서 밭농사를 짓고 있는 최승환씨(66)는 40년 넘게 농사를 시작한 이래 요즘같이 비가 안 오기는 처음이다. 최악의 봄가뭄이다.

얼마 후면 마늘을 수확을 해야하는데 오랜 가뭄으로 제대로 자라지 않아 이번 마늘농사는 포기상태다.

보령에서 양파농사를 짓는 김석훈씨(71)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양수기를 동원해 밭에 물을 뿌려도 보지만 그것도 잠시뿐이다. 심하게 먼지만 날리고 스며드는 물은 거의 없다. 한계치를 넘어선 봄가뭄에 농민들의 마음도 함께 타들어간다.

충남지역에 경우 5월 평균 강수량은 5.4㎜로, 예년 평균 94㎜ 대비 5.7%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6개월 동안의 도내 강수량은 183.7㎜로 평균 289.6㎜ 63.5% 수준을 유지했다. 예년에 비해 겨울철에서 봄철 사이 가뭄이 지속돼 왔다는 얘기다. 그런데 5월 들어서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등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5월 가뭄은 당장 밭 농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충남도가 조사한 ‘밭 가뭄 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를 보면 관심단계(토양유효수분 60%이하)인 논산을 제외하고 나머지 14개 시군은 주의단계(토양유효수분 45%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만간 경계단계(토양유효수분 30%) 또는 심각단계(토양유효수분 15%이하)로까지 악화될 수도 있다.

지역별로 피해가 예상되는 밭 작물은 보령시의 마늘·양파, 서산시의 마늘·감자 부여군의 참깨·고추·콩, 청양군의 맥문동·고추, 홍성군의 두류·고추·사과 등으로 조사됐다. 이들 작물은 가뭄으로 인한 생육부진 증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농산물의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충남도는 특히 서북부 지역의 농업용수 부족이 심각해진 것으로 보고 농어촌공사 충남본부와 함께 아산양수장을 지난달 30일 부터 가동하고 있다. 현재 46%에 그치고 있는 예당저수지의 저수율 여부에 따라 금강에 있는 백제양수장을 가동해 물을 끌어오기로 하는 등 비상급수체계도 수립했다.

충남도는 소방서 등 관계기관과 긴급 협조체계를 구축해 양수기·호스 등 급수에 필요한 양수장비와 인력을 필요 시 즉각 동원할수 있도록 준비했다. 또 가뭄피해 예방을 위해 39억5000만원을 긴급 투입, 지역별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도 피해가 발상하는 지역에 긴급 투입된다.

남상훈 충남도 농업정책과장은 “노지 밭작물 재배지역 등을 중심으로 물 부족 우려지역을 긴급 점검한 뒤 안정적인 급수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충남=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