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평양 노동신문=뉴스1)
4일 한미 당국과 국내외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경우 제7차 핵실험을 실시하는 데 필요한 준비를 사실상 마친 상태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등 수뇌부의 정치적 결단만 있으면 1주일 안에 핵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탄도미사일 발사 수준의 도발을 당장 감행해도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북한은 올해만 총 17차례(실패 1차례 포함)에 걸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6발 등 각종 미사일과 방사포 사격 등의 무력시위를 벌였다.
북한의 ‘6월 도발’은 2017년 6월8일 지대함미사일 발사가 마지막이었다. 2018년 6월엔 남북 고위급회담(1일)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12일)이 열려 한때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돌았고, 공교롭게도 작년까진 6월엔 특별한 군사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북한은 한반도 안보상황을 2018년 이전으로 되돌려가고 있는 모습이다. 핵·미사일 능력은 이전보다 훨씬 더 고도화됐고, 북한의 무력 도발에 강경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해온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사실에 대해서도 이미 노골적인 비난전을 이어오고 있다.
북한이 경계하는 한미일 3국 협력이 공고해지고, 3국이 보란듯이 밀착 행보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미일 3국은 이달 3일 서울에서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진 데 이어 8일에는 외교차관 협의회를 개최한다.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는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평양 노동신문=뉴스1)
일각에선 북한이 지난달 30일부터 유엔군축회의(CD) 의장국을 수임 중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만큼 당분간 무력 도발을 자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F-35A, F-22, F-16 등 전투기 40대 이상을 최근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해 대북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군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 RC-135V ‘리벳조인트’ 등은 한반도와 그 주변 상공에 자주 전개되고 있고, 대통령과 국방장관 등에게 정보를 실시간 보고하는 RC-135U ‘컴뱃센트’는 최근 주일기지에 재배치됐다.
다만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주요 핵·미사일 관련 시설과 지역에선 이날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도발 징후가 포착되지 않았다. 북한 관영매체들도 이날 추가 군사행동과 관련된 보도는 하지 않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