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만큼 사람들을 홀리는 음료가 역사상 있었던가. 향기를 맡으면 마음이 그윽해지고 한잔 마시면 정신이 맑아지는 커피는 역사에서 출현한 순간부터 사람들을 매혹시켰다.
문헌에 따르면 6~7세기쯤 에티오피아의 목동이었던 칼디는 붉은 열매를 먹은 염소들이 밤새도록 뛰어다니는 광경을 목격했다. 호기심에 열매를 따먹은 칼디는 정신이 맑고 상쾌해지고 힘이 펄펄 나는 것을 느끼고는 인근 수도원의 수도사들에게 알렸다. 하지만 수도사들은 ‘악마의 열매’라고 생각해 불속에 던져버렸다. 그런데 불에 타는 열매의 향이 너무 좋은 것 아닌가. 수도사들은 부랴부랴 타다 남은 열매를 꺼내 검은 색깔이 나는 차, 즉 커피를 만들었다.
한국인 1인당 연평균 커피 소비량은 300~400잔대로 알려졌다. 건강상의 효능까지 알려지면서 커피를 즐기는 정도를 넘어 중독 수준인 사람들도 늘고 있다. 실제로 커피가 심장병, 동맥경화증, 파킨슨병, 제2형 당뇨병, 간암 등의 발병 위험을 줄이고 수명 연장에 도움된다는 연구 결과는 속속 보고되고 있다.
설탕을 첨가한 하루 1.5~3.5잔의 커피를 마신 사람의 조기 사망 위험은 최대 3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설탕 커피 2.5~4.5잔을 마신 사람의 조기 사망 확률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최대 29% 낮았다. 또 단 인공감미료를 넣은 커피와 사망위험의 관계는 확실하지 않았다.
이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가 가진 17만명분의 데이터에 기초했다. 2006년부터 수집한, 사람들의 커피 섭취 습관과 유전·생활 방식·건강 정보 등 세부 사항을 포함한 자료였다. 연구진은 바이오뱅크 자료 확보 후 2009년부터 7년 동안의 사망진단서 등을 이용해 참가자들을 역추적해 사망자 3177명으로 좁혀 분석했다.
과학자들은 커피의 무엇이 건강에 이롭게 하는지 불확실하다면서도, 세포 손상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항산화 물질이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또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더 건강한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들이 에너지 음료나 탄산 음료와 같은 덜 건강한 카페인 공급원 대신 커피를 선택한 것처럼 다른 생활이나 음식 면에서도 건강한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하루 최대 카페인 섭취량을 성인 기준 400㎎, 임산부는 300㎎으로 제한하고 있다. 인스턴트커피 한 봉지에 40~80㎎의 카페인이, 프랜차이즈 카페의 아메리카노 한 잔엔 100~200㎎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