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첼리스트 최하영(24)은 “내 이름이 불렸을 때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며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최하영은 5일 새벽(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 결선에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수줍은 듯 무대 위로 걸어 나왔다. 이어 감격을 감추지 못하며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최하영은 “그 어느 경연보다 퀸 콩쿠르의 관객들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며 “연주 내내 음악 축제에 참여한 기분이었다”고 했다.
최종 수상자가 발표된 것은 지난 4일 최종 결선 마지막 공연이 끝난 후 1시간이 지난 뒤인 자정 무렵이었다. 비공개로 이뤄진 심사위원단의 점수 집계와 열띤 논의 끝에 최종 결과가 발표됐다. 올해 심사위원은 14명으로 한국인 첼리스트 정명화씨를 포함해 세계적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고띠에 까쀠숑 등이 참여했다.
질 르뒤르 심사위원장은 “모든 연주자들이 높은 수준의 연주를 들려줘 올 해 콩쿠르는 그 어느 해보다 풍성했다”며 1위 수상자로 최하영을 호명했다. 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고, 관객들은 기립 박수와 함께 새로운 클래식 음악계의 스타 탄생을 반겼다.
최하영은 지정곡으로 요르그 비드만의 미발표곡을 연주한 후, 자유곡으로 연주하기 까다롭기로 유명한 비톨드 루토스와프스키 협주곡을 선택,브뤼셀 필하모닉과 협연했다. 현지 매체 ‘르 수아르’는 이에 대해 “과감한 선곡에 환상적인 연주, 브라보”라고 극찬했다.
첼리스트 최하영은 서울·영국·크론버그에서 음악을 공부했다.
올해 퀸 콩쿠르는 한국인 연주자 4명이 결선에 진출, 수상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세계 3대 콩쿠르로 평가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피아노-첼로-성악-바이올린 순으로 매년 열린다. 시상식은 오는 6일 퀸 엘리자베스 뮤직 샤펠에서 개최되며 마띨드 여왕이 직접 상장을 수여한다.
최하영의 우승으로 한국은 피아노를 제외한 성악·첼로·바이올린 3개 부문에서 퀸 콩쿠르 우승자를 냈다. 12명만이 진출하는 최종 본선에 오른 문태국·윤설·정우찬 역시 수준 높은 연주를 들려줬다는 평을 받았다.
벨기에 한국문화원은 2015년부터 퀸 콩쿠르 공식 후원 기관으로 참여, 한국인 심사위원·참가자들의 콩쿠르 참가를 지원하고 있다. 또 콩쿠르 한국인 입상자를 초청, 매년 코리안 갈라 콘서트를 개최한다. 올해 콩쿠르 입상자 갈라 콘서트는 오는 8일 문화원에서 열린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