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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내일부터 무기한 총파업”

입력 | 2022-06-06 03:00:00

물류대란 우려에 정부-업계 긴장



5일 오후 2시 40분경 경기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노조원 80여 명이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천=이경진 기자 lkj@donga.com


5일 오후 2시 40분경 경기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 정문 인근에는 ‘용차(운송차량) 들어오지 마라’ ‘여기서 죽자’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 수십 개가 걸려 있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 80여 명이 나흘째 공장 진입로를 가로막고 ‘운송료 인상’ ‘공병운임 인상 투쟁!’ 등의 구호를 외치는 중이었다. 같은 날 이 회사의 충북 청주공장 앞에서도 조합원 50여 명이 화물차로 도로를 막고 운송을 거부했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은 이 회사 소주 생산의 약 70%를 담당한다. 하지만 민노총 소속 화물차주 130여 명이 2일부터 파업에 들어가면서 하루 평균 출고량이 평소의 60%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이트진로는 운송사 추가 계약을 통해 물류 차질을 최소화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7일 총파업 예고…2만5000명 참여 예상
민노총 화물연대는 연휴가 끝나는 7일 0시 총파업을 예고했다. 전국에서 노조원 약 2만5000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원들은 치솟는 경유값을 반영해 운임료를 30% 인상할 것과, 2020년 도입돼 올해 말 일몰 예정인 ‘안전운임제’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적정 수준의 수입을 보장하는 일종의 화물 운송 노동자 최저임금제다.

국내 사업용 화물차는 42만여 대로, 이 중 화물연대 가입 비중은 5% 수준이다. 하지만 시멘트와 컨테이너 화물차 비중이 높아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자칫 ‘물류대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민노총 화물연대는 5일 성명을 내고 “국토교통부는 화물차 안전운임제 일몰 1년 전 제도에 대한 입장을 국회에 제출할 의무가 있는데 책임을 회피하며 제도 논의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영자 측은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는 명분 없는 집단행동”이라고 반박했다.
○ 정부·노동계 첫 힘겨루기…정부 “엄정 대응”
화물연대 파업을 두고 새 정부와 노동계의 첫 번째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일단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5일 국정현안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정부는 원만한 해결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지만 운송을 방해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운송 거부를 강행하게 된다면 물류 차질은 피할 수 없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활력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 경제와 국민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물류대란을 막기 위한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했다.

국토부는 파업이 시작되면 군 위탁 컨테이너 차량 등을 투입하고 자가용 화물자동차의 유상 운송도 허용할 방침이다.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운전사에게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거나 환불해 주기로 했다. 경기도 등 지자체도 비상수송대책상황실을 운영하며 대처할 방침이다.

또 경찰은 시설 점거 등이 예상되는 만큼 주요 물류거점에 대규모 경찰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국토부도 집단 운송을 거부할 경우 사업자 운전면허를 정지·취소하는 등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천=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