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의 해법 10일 출간
“문제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67)는 10일 출간되는 ‘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비즈니스북스)에서 2014년 서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퍼진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한 세계의 대응을 이렇게 진단했다. 게이츠는 팬데믹 대응 시스템의 부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번 책에서 질병의 ‘아웃브레이크’(특정 지역에서 작은 규모로 질병이 급증하는 현상)가 팬데믹이 되는 것을 막는 시스템을 정부, 과학자, 기업, 개인이 구축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세계가 시작해야 할 액션 플랜의 출발점은 팬데믹에 대응하는 세계적 조직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조차 자금이 넉넉하지 않고, 팬데믹 전담 인력이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팬데믹 대응 조직에 전염병학, 유전학, 약물 및 백신 개발, 외교 등 전 분야의 인재를 두고, 세계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자금을 빠르게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제안하는 건 팬데믹 전담 조직 주도하에 ‘현장 종합 훈련’을 진행하자는 것. 아웃브레이크를 경험하는 도시를 지정하고, 병원체에 대한 진단 검사가 얼마나 빨리 개발되는지, 공급망이 단절될 때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등을 시뮬레이션하자는 것이다. 훈련에서 발견한 사실 중 의미 있는 내용을 세계 지도자들에게 꾸준히 알리고 필요한 사항을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