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220대 판매 신기록… 월간 판매량 그랜저 모델 제쳐 고유가에 친환경-경제성 돋보여… 충전소 부족한 전기차 대안 부상 “하이브리드 시장 성장 이어질듯”
기아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국내 하이브리드 월간 판매 기록을 갈아 치웠다. 친환경성 및 경제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충전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 덕에 하이브리드 시장 전체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지난달 4220대가 팔렸다. 2009년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이 열린 후 월 판매량 기준 최대다. 이전 기록은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갖고 있던 2020년 9월의 4218대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2020년 출시 후 월 2000여 대가 팔리는 수준이었지만 올 들어서는 월 판매량이 4000대에 육박하고 있다. 올해 1∼5월 누적 판매량은 1만9342대다. 특히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그랜저(IG)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을 경신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2017년부터 약 6년간 14만7254대가 팔렸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출시 2년여 만에 7만6602대가 팔려 벌써 그랜저 하이브리드 누적 판매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올해도 ‘우상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1월 1만5175대가 팔린 이후 지난달엔 1만9693대가 팔렸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전체적인 자동차 생산 및 판매실적이 부진한 상황이어서 더욱 두드러진 상승세다. 실제 하이브리드는 올해 가솔린, 디젤, LPG, 전기차 등 연료별 신차 등록대수에서 유일하게 매달 판매량이 늘고 있는 모델이다.
수입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특히 4월 판매된 수입차 2만3000여 대 중 하이브리드와 플러그드인하이브리드 차량이 9000대(약 40%)가 넘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고유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경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여기에 전기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로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로 넘어가기보단 하이브리드를 중간 기착지로 활용하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전기 충전소가 부족하고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의 불편함이 싫어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를 우선 선택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완성차 업체에서도 전략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산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차량은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코나, 투싼, 싼타페, K5, K8,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 등 11개다. 모두 현대자동차와 기아 모델이지만, 가을쯤엔 르노코리아에서 준중형 SUV ‘XM3 하이브리드’를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