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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러 군사위협에 亞-유럽 공동대응” 5년만에 안보전략 수정

입력 | 2022-06-06 03:00:00

우크라 전쟁으로 전략 전면 수정… ‘中-러 동시견제 위해 亞-유럽 연계’
바이든정부 핵심전략으로 떠올라 이달말 나토회의서 구상 구체화
中은 “아시아판 나토 구상” 반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외교안보 전략의 최고 지침인 국가안보전략(NSS)에 중국과 러시아에 의한 안보 위협이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에 맞서 아시아와 유럽 동맹국들을 규합한 공동 대응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발표한 이후 5년 만에 내놓을 NSS에서 중-러를 동시 견제하기 위한 아시아-유럽 연계를 새로운 핵심 외교안보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것.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29일 정상회의에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을 초청해 중국의 군사화 등 위협에 맞설 방침을 담은 신(新)전략개념 문서를 공식 채택한다. 중국이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아시아판 나토’ 구상이라고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어 나토 정상회의가 신냉전 구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아시아-유럽 동맹 연계, 핵심 전략 부상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유럽과 아시아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모두 강조하면서 이들 현안이 연결돼 있다는 내용으로 NSS를 수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1월 NSS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발표를 미루고 전면 수정에 들어갔다.

특히 새 NSS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을 아시아와 유럽이 각각 단독으로 다룰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중-러 간 밀착에 아시아와 유럽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내세운다는 것.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유럽과 인도태평양 전략 간 연결은 바이든 대통령 임기 내내 뚜렷한 외교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2017년 NSS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국제질서를 훼손하는 ‘수정주의 패권국가(revisionist power)’로 지목하고 중국의 ‘경제적 침략’에 대한 대응을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새 NSS는 더 나아가 나토와 아시아 주요 동맹국을 연결해 중국의 무역·첨단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군사적 영향력 확대에도 대응하겠다는 내용을 담는다는 것이다.
○ “美-아시아-유럽, 중-러 대응 일치해야”
바이든 대통령은 한일 순방에서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위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쿼드 정상회의를 통한 중국 해양 진출 견제 정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어 이달 말 나토 정상회의에서 아시아와 유럽 동맹국 연계 전략을 내놓아 중국 포위 구상을 구체화한다. 루이스 시몬 스페인 엘카노 왕립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일 나토 기고문에서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나토 간 정치·군사적 협력이 중요하다”며 “중-러 문제 개입에서 미국과 유럽, 아시아태평양 동맹국이 일치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밴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2일 레이건재단 연설에서 “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군사동맹이 필요하다”며 중국을 겨냥한 ‘태평양 나토’ 군사동맹 창설 정책 추진 주장을 내놓았다.





미국 국가안보전략(NSS)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인 1987년 처음 발표했다. 미국 대통령이 보통 임기 중 한 차례 발표하는 최상위 외교안보 전략 지침이다. 국방부 장관이 발표하는 국가국방전략(NDS), 합참의장이 내놓는 국가군사전략(NMS)이 NSS의 하위 지침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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