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술을 마시는 청소년 두 명 중 한 명이 음주량이 많은 ‘위험 음주자’로 분류됐다. 이들은 한 달에 평균 5, 6일 정도 술을 마시고, 음주 때마다 소주 1병 이상을 마셨다. 이들 위험 음주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가정 내에서 음주 권유 횟수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요약 통계집에 따르면 최근 30일 동안 술을 1잔 이상 마신 적 있는 중고교생 ‘음주자’ 가운데 음주량이 많아 ‘위험 음주자’로 분류된 학생이 절반에 육박했다. 위험 음주자 기준은 1회 평균 음주량이 남학생 소주 5잔, 여학생 소주 3잔 이상인 경우다. 지난해 전체 중고교생 음주자 중 위험 음주자 비율은 남학생이 42.5%, 여학생은 49.8%였다.
이들 위험 음주자들의 음주 빈도는 한 달 평균 남학생 6.3일, 여학생 5.0일로 조사됐다. 이들의 1회 평균 음주량은 남학생 소주 10.4잔, 여학생은 소주 7.4잔이었다.
다만 전체 중고교생 중 최근 30일 동안 술을 1잔 이상 마신 사람의 비율(음주율)은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0년 남학생의 음주율은 23.5%에서 지난해 12.4%로, 같은 기간 여학생의 음주율은 18.3%에서 8.9%로 줄었다.
위험 음주자는 음주를 권하는 가정 환경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 음주자 중 가정 내에서 부모나 친척 등으로부터 음주를 권유받은 경험이 있는 비율은 남학생 61.2%, 여학생은 66%였다. 최근 30일 동안 술을 마신 적 없는 비음주자 중고교생 중 가정 내에서 음주를 권유받은 경험이 있는 비율은 남학생 29.9%, 여학생 29.3%로 위험 음주자의 절반 수준이었다. 주류 광고 노출률은 위험 음주자와 비음주자 중고교생 집단 모두에서 차이가 거의 없었다.
질병청은 “청소년 음주 예방을 위해 가정 내에서 음주를 허용하는 분위기가 개선되어야 하고 학교에서의 음주 예방 교육도 더 적극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요약 통계집은 지난해 전국 중고교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제17차 청소년건강행태조사’를 분석한 결과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