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보고서
한국 경제를 덮친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7∼12월) 저성장은 물론이고 최악의 경우 불황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6일 이 같은 분석을 담은 ‘저성장-고물가 함정에 빠진 한국 경제’ 보고서를 내놨다. 5월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5월 대비 5.4% 올라 2008년 8월 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4월 수입 물가 상승률은 전년 같은 달 대비 35%, 생산자 물가 상승률은 9.2%였다. 보고서는 “수입 물가를 통한 공급 측 물가 상승 압력이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고 있다. 상승률 고점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4∼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낮았던 만큼 기저효과를 감안했을 때 수개월 동안 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물가는 가계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둔화되고 거리 두기 조치가 완화됐지만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줄었다. 여기에 경기 선행 지표가 부정적으로 나타나면서 정보통신기술(ICT)과 건설 등 기업들의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 보고서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투자 비용 급증, 인플레이션에 의한 자본재 가격 상승 등으로 투자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늘고 있다”고 짚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