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강화조치가 시행돼 수도권 학교 등에서 등교와 원격수업을 병행했던 지난해 12월 서울 성북구의 한 중학교에서 교사가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1.12.20 사진공동취재단
재난의 피해는 불평등하다. 2년 넘게 지속된 거리 두기 해제로 일상이 회복되고 있지만 빈곤층 자녀들은 코로나로 더욱 넓어진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여전히 허우적대고 있는 실태가 동아일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경제가 멈추고 학교와 돌봄기관이 문을 닫자 그 피해가 빈곤층 아이들에게 집중되면서 장래 희망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속출하고 계층 간 발달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실업 등으로 자녀와 함께 사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41만여 가구로 3년 전보다 7만 가구 늘어났다. 코로나 이전 3년간 증가분의 23배가 넘는다. 이들 가정의 아이들은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를 하는 부모의 돌봄을 받는 또래들과는 달리 학습과 급식 공백을 혼자 메워야 했다. 서울대 연구팀의 조사 결과 빈곤계층 초중고교생 10명 중 4명은 개인용 디지털 학습기기도 없이 온라인 수업을 받았고, 아동권리보장원 조사에서는 코로나로 계층간 학력격차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체중이나 비만인 초중고교생도 코로나 이전보다 늘어났다. 등교 중단으로 활동량이 줄어든 데다 집에서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운 탓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코로나 전후 청소년들의 행복감을 조사한 결과 빈곤층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부모나 친구 없이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고 행복감도 크게 떨어졌다. 코로나로 특수치료기관이 문을 닫으면서 발달 상태가 퇴보한 장애 아이들도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