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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행정부 “인플레는 외부 요인 탓” 책임 돌리기

입력 | 2022-06-07 03:00:00

“코로나-우크라 침공-공급난 등 원인”
백악관 고문-상무장관 등 언론 출동
중간선거 앞두고 지지율 방어 나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책임론을 방어하는 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0년 만에 최고치로 오르면서 바이든 대통령(사진)의 지지율이 급락을 거듭하자 선거 패배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고문인 진 스펄링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5일 CNN방송에 출연해 최근 물가상승세에 대해 국제적인 현상이며 외부 요인 탓이 크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과거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음을 왜 무시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의 평균 물가상승률은 9.2%”라며 “인플레이션은 오미크론 변이와 반도체 공급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예상하기 어려웠던 요인들 때문에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시행된 천문학적 규모의 경기부양안(미국 구제 계획·ARP)을 두둔하는 주장도 나온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날 CNN방송에 “그것은 우리 모두를 일터로 돌아가도록 하는 데 필요한 백신을 위한 돈이고 임대료 구제를 위한 돈이었다”면서 “ARP 없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생각하면 오싹하다”고 말했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역시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경기부양책이 없었다면 실업률이 현재(3.6%)보다 훨씬 더 높았을 것”이라며 행정부의 정책을 옹호했다.

바이든 행정부 인사들의 이런 반응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급등 문제로 계속 코너에 몰리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날 공개된 ABC방송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대응에 대한 지지율은 28%에 그쳤다. 83%에 달하는 응답자는 앞으로 선거에서 경제 문제가 투표에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러몬도 장관은 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부과된 고율의 대(對)중국 관세를 일부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중국 관세 인하가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