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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예람 특검’ 현판식 갖고 본격수사…부실수사·2차가해 초점

입력 | 2022-06-07 07:40:00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1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오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故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씨가 딸의 영정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2022.5.20/뉴스1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조사를 위한 안미영(55·사법연수원 25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최장 100일간의 수사에 돌입한다.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특검팀은 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에 마련된 특검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진행한다. 안 특검을 비롯해 유병두(59·26기)·이태승(55·26기)·손영은(47·31기) 특검보는 지난 5일부터 사무실에 출근하며 특검 업무를 이미 개시했다.

또 이날자로 ‘계곡 살인’ 사건 수사팀에 있었던 오승환(37·41기) 인천지검 검사를 포함해 10명의 검사를 파견받는다. 파견 공무원은 30명, 특별수사관은 40명 범위 내에서 각각 충원할 예정이다. 80명의 인원이 최장 100일간 수사에 나서는 셈이다.

특검팀은 국방부 및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받은 수사기록 5만여쪽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26일 안 특검은 이종섭 국방부장관을 면담해 수사자료 협조도 요청한 바 있다.

자료 검토를 마친 뒤 특검은 본격적인 소환조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수사 내용은 Δ이 중사 사망사건과 연관된 공군 내 성폭력, 2차 피해 유발 행위 Δ사건 관련 국방부, 공군 본부 내 은폐·무마·회유 등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이에 관련된 불법행위 등이다. 수사 대상엔 군사법경찰, 군검찰단, 군법무관 등이 포함됐다.

특검의 성패는 초동 부실수사 및 2차 가해 혐의를 얼마나 밝혀낼지에 달렸다. 특검의 방향도 당시 사건 책임자들에 대한 수사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당시 국방부는 피의자 25명 가운데 15명(구속 3명·불구속 12명, 사망 1명)을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초동수사 부실 의혹 등이 제기된 공군 군사경찰과 군검찰 관계자들은 모두 불기소 처분됐다. 공군 검찰의 지휘책임을 맡은 공군본부 법무실 인사들 역시 기소를 면했다.

다만 사건 초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증거 상당수가 인멸됐을 가능성, 이미 기소돼 재판 중인 피고인들이 특검 수사에 협조할지 등이 미지수라 수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중사가 겪은 2차 가해도 특검팀이 밝혀야 할 과제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3월31일 이 사건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군검사가 부대 관계자에게 피해자의 피해상황 및 수사내용을 보낸 SNS 관련 부분, 피해 부사관의 국선변호인과 그의 동기 법무관들이 가입한 SNS에 성폭력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공유하며 대화를 나눈 부분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팀의 수사에 따라 2차 가해자들에 대한 추가 입건이 이뤄질 수 있다. 이 중사가 극단 선택에 이르게 된 직접적 동기가 성추행과 2차 가해라는 점에서 2차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 여부도 관심사다.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상급자인 장모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신고한 뒤 장 중사 및 다른 상관으로부터 회유와 협박을 받았고 전출한 부대에서도 신상유포 등 2차 가해에 시달리다 같은 해 5월21일 극단 선택을 했다.

해당 사건 전에도 이 중사가 두 차례 성추행 피해를 당한 사실이 알려졌고 군과 국방부가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정황이 수사와 언론보도로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후 지난달 16일 윤석열 대통령은 법무법인 동인의 안미영 변호사를 특검에 임명했다. ‘공군 20전투비행단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관련 군 내 성폭력 및 2차 피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특검은 20일간의 준비기간과 70일간 수사, 대통령 재가시 1회에 한해 수사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