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7일 장애인 권리 예산을 촉구하며 사흘째 서울 중구 일대에서 도로 행진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전장연 관계자와 경찰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등 전장연 활동가 20여명은 이날 오전 9시16분께부터 회현역 엘리베이터 출구 앞에서 출발해 남대문시장과 숭례문 오거리를 지나 서울시의회를 향해 도로 행진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휠체어에 ‘교육받고 이동하며 함께 살자’, ‘장애인 평생교육법 제정’ 등의 문구가 적힌 빈 깡통을 달고 행진에 나섰다.
경찰은 “방패를 가져와서 막아라”, “차량부터 통제하라”고 고함치며 도로를 뛰어다녔고, 차들은 경적을 울리는 등 일대 교통에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점거가 길어지자 경찰은 “여러분은 3개 차로를 점거하면서 교통 질서에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행진을 지속하길 바란다. 계속해서 점거한다면 해산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경고 방송했다.
이에 박 대표는 “거짓 방송을 멈추길 바란다. 교통에 약간의 문제는 생겼지만 심각한 교통체증은 없다”고 말한 뒤 횡단보도를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11분간의 점거를 마친 뒤 횡단보도에서 나온 전장연은 세종대로를 따라 서울시청 방면으로 걷는 속도로 행진했다. 이 과정에서도 전장연 관계자가 행진 차로로 쓰이던 세종대로 4차로에서 벗어나 차량이 지나다니는 3차로로 진입해,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 도로 한복판에서 충돌하는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
전장연 관계자들은 오전 9시45께 서울시의회로 건너가는 세종대로 횡단보도에서 다시 멈춰 선 채 집회를 이어나갔다. 경찰은 4개 차로 중 3개 차로를 통제하면서 재차 일대 교통이 혼잡해졌다.
박 대표는 점거 후 8분이 경과하자 “앞으로도 장애인 권리 예산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 나아가자”며 횡단보도를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 예산의 23년도 본예산 반영과 장애인 권리 4대 법률 제개정, 서울시의 장애인 탈시설 지원 조례 제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달 16일부터 23일까지는 장애인 권리 예산 추경 반영을 요구하며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 일대에서 출근길 도로 점거 시위를 진행했다. 지난주에도 중구와 강남구 일대에서 도로 점거 시위를 벌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