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 트위터 인수에 합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돌연 인수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머스크의 법률대리인들은 “트위터가 가짜 계정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고 있다”며 이날 트위터에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머스크 측 마이크 링글러 변호사는 서한에서 “머스크는 가짜 계정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머스크는 트위터가 인수 합의에 따른 의무 사항 준수를 거부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링글러 변호사는 이어 “이는 인수 합의에 따른 의무사항을 트위터가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머스크는 인수 합의 파기 등 그에 따른 모든 권리를 갖게 된다”고 했다. 머스크 측은 “머스크는 얼마나 많은 계정이 가짜인지를 평가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관련 정보를 반복적으로 요청해 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올해 4월에 트위터를 총 440억 달러(약 55조 원)에 인수하는 데 합의한 이후 계속 협상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해 왔다. 머스크는 지난달에도 가짜 및 스팸 계정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트위터 인수 거래를 일시 보류하겠다고 선언해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트위터 측은 자사의 스팸 계정이 전체의 5% 미만이라고 계속 밝혀 왔지만, 머스크는 뚜렷한 근거 없이 20% 이상이 허위 계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수 파기 가능성을 계속 거론하는 머스크의 진의는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머스크가 진지하게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많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양측은 당시 인수 합의를 통해 한 쪽이 일방적으로 거래를 파기할 경우 상대에게 10억 달러의 위약금을 지불하기로 한 상태다. 머스크가 또 합의 파기를 선언하면 트위터가 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결국 머스크의 진짜 목적은 트위터에 계속 문제제기를 하면서 인수 가격을 낮춰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4월 인수 합의 당시 트위터를 주당 54.20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는데 이후 트위터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지금은 합의된 가격보다 25% 이상 내려온 상태다. AP통신은 “머스크는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인수에 필요한 돈을 빌리려 했는데, 최근 테슬라 주가도 급락하면서 머스크에 큰 손실이 난 상태”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