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청년 인식 조사 3분의 1은 비수도권 회사에 지원 안 해
동아일보 DB
인구·일자리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해지는 가운데 수도권 청년 구직자 4명 중 3명은 지방근무를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근무의 연봉 조건을 묻자 1000만 원을 더 준다면 지방에서 일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수도권에 거주하며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 301명을 대상으로 ‘지방근무에 대한 청년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49.2%가 ‘다소 그렇다’, 23.6%가 ‘매우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반면 ‘별로 상관없다’ 거나 ‘전혀 상관없다’는 응답은 각각 22.6%와 4.6%에 그쳤다.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이유로는 ‘가족·친구 등 네트워크가 없어서’(60.7%)라는 응답이 1순위로 꼽혔다. 이어 ‘생활·문화 인프라가 열악해서’(59.8%), ‘주거·생활비가 부담돼서’(48.9%) 라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그밖에 ‘원하는 직장이 없어서’(14.2%), ‘성장기회가 부족해서’(6.8%), ‘결혼·자녀교육이 어려워서’(5.0%) 순이었다.
청년들의 지방 기피 경향은 통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순유출된 청년인구는 약 9만1000명으로 2010년에 비해 1.7배 이상 증가했다. 비수도권 인구 중 청년 비중 역시 2010년 19.7%에서 2015년 18.8%, 2020년 17.6%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회사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을 묻자 수도권 청년들은 연봉(36.5%)과 근무지역(28.9%)을 각각 1위와 2위로 꼽았다. ‘수도권에서 근무할 수 있는지’ 여부가 높은 연봉만큼이나 회사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어 ‘워라밸’(21.3%), ‘개인 커리어 개발’(9.3%), ‘회사의 성장 가능성’(2.7%) 순이었다.
실제 비슷한 수준의 두 회사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각각 위치할 경우 어디로 입사하겠느냐는 질문에 ‘수도권 회사’라는 응답이 98.3%로 압도적인 선호를 보였다. 수도권 회사를 택한 청년들에게 “연봉이 얼마나 높으면 지방 근무를 선택하겠느냐”고 질문하자 ‘1000만 원’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6.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2000만 원’·‘500만 원’(18.6%)이 동일한 응답수를 기록했으며, ‘300만 원’(9.8%), ‘1500만 원’(8.8%) 순으로 응답했다. 연봉과 관계없이 아예 지방에 근무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도 6.1%였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