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동물농장’ 애니멀봐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지난해 10월경 청와대 프레스센터 춘추관에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하얀 바탕에 얼굴과 꼬리가 진회색 털로 덮인 길고양이는 사람을 곧잘 따르고 쓰다듬어주면 애교도 부려 ‘개냥이’(강아지 같은 성격의 고양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당시 김재준 춘추관장은 이런 고양이에게 ‘임자’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김 관장은 당초 배우자에게 쓰는 호칭을 염두에 두고 불렀지만 춘추관 직원들이 털 색깔을 따서 ‘흑임자’라는 풀네임을 붙였다.
춘추관 인기 마스코트였던 흑임자. 직원과 기자들 모두 청와대를 떠난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5일 방송된 SBS ‘TV 동물농장’에서는 흑임자의 마지막 청와대 생활이 공개됐다.
SBS ‘TV동물농장’ 애니멀봐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춘추관 사람들은 흑임자의 건강 상태도 정성스레 살폈다. 흑임자는 지난 2월 갈비뼈 근처에 약 500원짜리 크기의 상처를 입어 치료를 받았다. 당시 병원 건강검진에서 기생충 감염이 발견된 흑임자는 그때 구조되지 않았다면 그해를 넘기지 못할 뻔했다고 한다.
그만큼 직원과 기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흑임자는 야외생활로 인한 상처가 몸 곳곳에 남아있어 지속적인 보살핌이 필요한 상태였다. 특히 청와대가 74년 만에 국민 품으로 돌아가면서 아무도 없는 곳에 방치될 흑임자가 건강히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다. 춘추관 사람들은 사람을 좋아하는 흑임자가 홀로 남는 것보단 가정에 입양돼 집고양이가 되는 것이 낫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직원들과 기자들이 수소문한 끝에 한 청와대 출입기자의 지인에게 가정 입양이 결정됐다. 흑임자는 현재 새 주인과 행복한 제2의 묘생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BS ‘TV동물농장’ 애니멀봐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