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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증가에 치솟는 국제 유가…“139달러 넘을 수도”

입력 | 2022-06-07 14:50:00


국제 유가가 산유국의 증산 결정에도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안팎을 오르내리는 가운데 중국의 봉쇄 완화로 인한 수요 회복 등 영향으로 올해 초 기록한 139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CNN,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일 OPEC플러스(OPEC+)가 기존보다 50% 늘어난 증산에 합의한 이후에도 국제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이날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20.99달러에 거래되며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가 차익 실현 매물에 0.3% 하락한 118.5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도 장중 배럴당 121.95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에선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5달러에 근접하며 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미 10개주에선 5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PEC+의 증산 계획에도 전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이 연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90%까지 축소하는 계획과 더불어 중국에서 봉쇄 완화 조치로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NN은 “전세계 석유 수요가 가격을 끌어내릴 만큼 충분히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맷 스미스 케이플러 석유 애널리스트는 “세자릿수 유가가 지속될 것”이라며 중국의 수요가 크게 회복되고 러시아의 생산량이 계속 감소세를 보인다면 지난 3월 기록했던 14년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139달러로 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유럽이 대체 공급처를 계속 물색 중이지만, 러시아에 비해 먼 곳에서 수입하면 운송비 등 비용이 증가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유럽의 앙골라 석유 수입은 3배, 브라질과 이라크 석유 수입은 각각 50%, 40% 증가했다.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대안이 불충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는 지난해 기준 세계 석유 공급의 14%를 차지했는데, 러시아를 향한 서방의 제재로 인해 올해 하반기 감산 규모가 하루 약 30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OPEC+는 7월과 8월에 하루 64만8000배럴 증산에 합의했는데, 이 규모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회원국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며 생산 투자를 축소해왔기 때문이다.

지오바니 스타오노보 UBS 전략가는 “많은 OPEC+ 회원국이 이미 생산 능력 한도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또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수요가 최근 몇달 동안 봉쇄 조치로 위축됐었지만, 정상화 단계에 돌입하며 수요가 다시 급증할 전망이다.

아울러 여름 휴가철에 따른 수요 급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간 정상회담 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진 점도 상승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씨티그룹과 바클레이스도 국제 유가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씨티은행은 2분기 브렌트유 전망을 기존 배럴당 99달러에서 113달러로, 3분기와 4분기 전망을 각각 배럴당 99달러와 85달러로 상향했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11달러로 당초 대비 11달러 상향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