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中, 캄보디아에 해군기지”… 美와 남중국해 갈등 커질듯

입력 | 2022-06-08 03:00:00

WP “中대표단 참석 9일 착공”
阿 지부티 이어 2번째 해외 거점
中 “캄보디아가 기지 개조” 보도 부인




중국이 남중국해 및 믈라카해협과 인접한 캄보디아 남서부 림에 독점권을 보유한 해군기지를 건설한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9일 중국 대표단이 참석하는 기공식이 열린다. 2017년 아프리카 지부티에 처음 해외 기지를 건설한 중국이 미국과 첨예한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인도태평양에서도 군사기지를 구축하면 미중 간 군사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달 일본 호주 인도와 4개국 안보협력체 ‘쿼드’ 정상회의를 통해 남중국해 등에서 중국의 불법 조업 및 군사력 강화를 억제할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2019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캄보디아가 중국과 자국 내 해군기지 사용을 허용하는 비밀 조약을 맺었다고 보도했을 때 중국과 캄보디아는 강력히 부인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당국자는 WP에 “림 기지의 일부를 중국군이 사용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특히 두 나라가 맺은 조약에는 향후 30년간 이 기지를 중국이 독점 사용하고 이후 10년마다 사용 허가를 자동 갱신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림 기지는 중국군의 ‘베이더우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을 위한 지상기지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식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중국판인 이 시스템은 군 병력 및 장비의 이동, 미사일의 정밀 유도를 위한 정확한 위치정보와 항법 기능을 제공한다.

원유 수송로인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지부티에 처음 해외 군사기지를 건설한 중국은 이후 대서양 연안 적도기니, 남태평양 솔로몬제도 등에 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중국해에도 군사기지가 들어서면 중국이 전 세계의 해양에 진출할 수 있다고 미국은 우려하고 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6일 “남중국해 및 다른 지역에서 중국의 과도한 권리 주장은 역내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11일 싱가포르에서 회동하는 미국과 중국의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이 사안이 주요 의제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 측은 보도를 부인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캄보디아 측이 군 현대화 등을 위해 기지 개조에 나섰을 뿐”이라며 “미국이 캄보디아의 입장을 묵살하고 악의적 추측을 거듭하며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