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안 죽는다’며 웃으며 통화했는데….”
개그맨 엄용수(69)가 MC 송해(95·송복희) 별세에 애도를 표했다.
엄용수는 8일 뉴시스에 “송해 선생님 장례식은 5일장인 코미디언협회장(희극인장)으로 치른다. 장지는 사모님 묘가 있는 대구 달성군에 마련할 것”이라며 “연세가 많이 드셨지만, 생전 지병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5월 초에 뵀는데 식사도 잘 했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건 힘들어 했지만, 걷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고 밝혔다.
엄용수는 2011~2013년 ‘나팔꽃 인생 60년- 송해 빅쇼’를 함께 했다. “송해 빅쇼 전국 순회 공연을 다녔다. ‘춘향전’ 공연에서 내가 방자를 맡고, 선생님이 나이 든 ‘이도령’을 연기했다. 악극, 코미디 프로그램도 같이 했다. 선생님, 가수 조영남과 함께 한 쇼 ‘혼자사는 사람들’도 기억에 남는다”면서 “더 오래 사실 줄 알았는데 참 아쉽다”고 회상했다.
송해는 34년간 KBS 1TV ‘전국 노래자랑’을 진행했다. 엄영수를 비롯해 아나운서 이상벽, 개그맨 이상용 등은 후임으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송해 선생님이 ‘전국노래자랑은 이상벽씨가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면서도 “후임 MC는 방송국과 시청자가 결정할 문제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운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난 ‘전국노래자랑 MC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어르신에 대한 배은망덕이고 결례”라며 “다만, 농담으로 ‘전국노래자랑 맡으면 큰 영광이겠다’고 말한 적 있는데, 선생님이 ‘50년만 더하고 줄게’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엄용수는 “일부 언론에서 송해 선생님이 ‘전국노래자랑 힘이 부친다’ ‘내려놓을 때가 됐다’ ‘다른 사람한테 넘기려고 한다’고 보도했는데 가짜뉴스”라며 “선생님 스스로 못 하겠다거나, 그만둔다고 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병원에 입원해도 길어야 2~3일, 빠르면 하루 만에 나왔다. 금방 회복 해 국내 최고력 MC 저력을 보여줬는데 황망하게 떠나 안타깝다”고 했다.
송해는 이날 오전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딸이 신고했으며,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했지만 눈을 뜨지 못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했다. 유족으로는 두 딸이 있다. 아들은 1994년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부인 석옥이씨는 2018년 숙환으로 별세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