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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서 소주잔 기울이던 종로 낙원동에 ‘송해길’

입력 | 2022-06-09 03:00:00

[송해 1927~2022]황해도 출신 송해 제2의 고향은
부인 고향 대구 달성 옥연지 찾아 향수 달래




황해도 재령 출신의 실향민 송해에겐 전국 곳곳에 제2의 고향이 있다.

서울 종로구 낙원동을 거점으로 활동해온 고인은 이곳에 ‘연예인 상록회’를 열고 수십 년간 원로 연예인들의 마당발 역할을 해왔다. 유족 측은 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고인이 별세 전날인 7일에도 혼자 상록회 사무실에 들렀다가 집에 돌아오셨다”고 전했다. 수년 전만 해도 이곳을 지나다 보면 허름한 노포에 앉아 시민들과 어울려 소주잔을 기울이는 고인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종로문화원은 2016년 종로 육의전 빌딩에서 낙원상가 앞까지 240m 구간을 ‘송해길’로 지정했다. 한때 고인은 종로의 명예파출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故 송해 / 뉴스1

대구 달성군도 인연이 있다. 고인은 대구에서 통신병으로 복무할 당시 부인 석옥이 여사(1934∼2018)와 만나 결혼했다. 실향민인 고인은 부인의 고향인 달성군 옥포읍 옥연지를 찾아 그리움을 달랬다고 한다. 1983년엔 옥연지가 보이는 산기슭에 자신의 묏자리를 마련했고, 2018년 작고한 석 여사는 이곳에 안장됐다. 부부가 함께 묻히고 싶다는 고인의 유지에 따라 부인 곁에 영면할 예정이다. 달성군에는 ‘송해공원’과 ‘송해기념관’도 있다. 2016년 조성한 송해공원엔 고인의 흉상과 산책로, 쉼터가 있다. 지난해 12월 건립된 송해기념관에는 고인의 60여 년 방송 활동과 관련된 물품과 영상물 등 432점이 전시돼 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