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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합류한 친명’ 핵심 세력 부상… ‘文없는 친문’ 全大서 재기 노려

입력 | 2022-06-09 03:00:00

친명 vs 친문, 민주 ‘新주류’ 경쟁




“2024년 총선 공천권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의 ‘신(新)주류’가 결정된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연일 격화되는 것을 두고 한 중진 의원은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퇴임으로 당내 핵심 계파였던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세가 꺾인 가운데, 이재명 의원 역시 3·9대선 패배 이후 보궐선거로 원내 입성은 했으나 아직까지 당내 확실한 주도권을 다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뿐 아니라 ‘더민초’와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 등도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후 토론회와 워크숍을 여는 등 본격적인 세 과시에 나서고 있다.
○ 이재명 여의도 입성에 ‘친명’ 기대감
민주당 내 대표적 ‘비주류’ 그룹이었던 친명 그룹은 3·9대선을 거치면서 당내 핵심 계파로 자리 잡았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의원의 최측근 그룹인 ‘7인회’(정성호·김영진·김병욱·임종성·문진석·김남국 의원, 이규민 전 의원)에 불과했던 친명계가 선대위 구성을 거치면서 5선 조정식·안민석, 4선 우원식, 3선 박홍근·윤후덕 의원 등으로 확대됐다”고 했다.

친명 진영으로선 이 의원의 원내 입성으로 확실한 구심점이 생겼다. 이 의원은 국회 출근 첫날부터 측근 의원들과 만찬을 여는 등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다만 과거 박원순계·민평련 소속 등 다양한 진영 출신들이 모인 탓에 친명 의원들 간 결집력이 강하지 않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주요 사안에 따라 의원들 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등 친명 진영 내 ‘원 보이스’가 아직 강한 편은 아니다”며 “이 의원에게 반감을 가진 의원도 적지 않아 확장성 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 전당대회로 재기 노리는 ‘친문’

친문 진영은 문재인 정부에서 요직을 맡았던 인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김영배·윤건영·윤영찬·정태호·한병도 의원 등을 비롯해 마지막 장관을 지내고 최근 국회로 돌아온 박범계·전해철·황희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이낙연계와 정세균계 등 기존 계파들이 잇달아 해체 선언을 한 것과 달리 김종민·도종환·신동근·최인호·홍영표 의원 등이 이사진으로 있는 친문 의원 모임 ‘민주주의 4.0’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친문 진영은 수적으로는 상당하지만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고 이낙연 전 대표도 미국으로 출국해 구심점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내부 경쟁도 치열한 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8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친문 그룹이 당내 주도권을 다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전해철 의원과 홍영표 의원 등 누가 대표 주자로 나설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 초선 모임 더민초·처럼회 입김 커져

2020년 국회 입성 이후 2년간 정치 경험을 쌓은 초선들의 입김도 이전에 비해 커졌다. 초선 모임인 ‘더민초’와 ‘처럼회’ 등은 대선과 지방선거 평가, 전당대회 룰 변경 등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내고 있다. 특히 처럼회 소속인 최강욱 김용민 의원 등은 강성 지지자들의 의견을 주로 대변하면서 친명 진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처럼회는 3월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최 의원을 2차 투표까지 진출시키며 존재감을 보였다. 의원 50여 명이 소속된 ‘더좋은미래’도 12일부터 1박 2일간 워크숍을 열고 당내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비대위원장으로 추인된 우상호 의원도 더미래 출신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지금 당내에 초선을 비롯해 계파색이 모호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변수”라고 밝혔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총선이 다가올수록 계파색 옅은 의원들도 어디론가 뭉치게 될 것이고 그러면 갈등은 더욱 도드라질 것”이라며 “지금은 그 싸움을 위한 전초 단계”라고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