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정진석 의원, 박대출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년 내내 흔들어 놓고 무슨 싸가지를 논하나”라며 당 중진 정진석 의원을 겨냥했다.두 사람은 최근 혁신위원회 설치, 우크라이나 방문 등을 두고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9일 우크라이나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 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흔들고 가만히 있으면 더 흔들고, 흔들고 반응하면 싸가지 없다 그러고. 민주당 때리면 뒤에서 총질하고, 자신들이 대표 때리면 훈수고 대표가 반박하면 내부총질이고”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당대표를 몰아내자고 대선 때 방에서 기자들 들으라고 소리친 분을 꾹 참고 우대해서 공천관리위원장까지 맡기고 공관위원 전원 구성권까지 드렸으면 당대표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예우는 다 한 거 아닌가”라고 정 의원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3일 뒤면 취임 1년이다. 모든 걸 감내해오면서 이 길 가는 거는 그래도 정치 한 번 바꿔보겠다고 처음 보수정당에 눈길 준 젊은 세대가 눈에 밟혀서 그렇지 착각들 안 했으면 좋겠다”며 “대선승리의 원흉 소리 들을 때도 꾹 참았다”고 토로했다.
앞서 ‘적당히 하라’, ‘개소리’ 등 거친 언사를 주고받은 이 대표와 정 의원의 갈등은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자기 정치’라고 했고, 당 혁신위와 관련해선 최재형 혁신위원장, 천하람 혁신위원 두 사람이 “이 대표와 아주 가까운 분들인 것 같다”라며 ‘이준석 혁신위’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혁신위는 저를 포함한 최고위원회 멤버들이 한 명씩 추천하기로 한 것”이라며 “적당히 하시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이 대표의 언행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고 재차 비판했고, 이 대표는 YTN 인터뷰에서 “당내 정치에 있어 적당히 해야 한다. 선배 얘기할 거면 앞으로 나이순으로 당 대표를 뽑자”고 맞섰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