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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개성공단 설비 무단 이용해 교복 등 의류 생산”

입력 | 2022-06-09 13:04:00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성공단. 개성공단 지원센터. © News1


북한이 개성공단 내 우리 의류 제조업체 설비를 이용해 교복을 생산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8일(현지시간) 북한 황해북도 소식통을 인용, “지난주 초에도 피복공업관리국 간부가 개성공단 내 의류공장에서 생산한 여름 교복 중 제품 검사가 끝난 완제품을 컨테이너에 싣고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피복공업관리국’은 북한에서 도내 소학교 및 초·고급 중학교 학생 교복 생산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소식통은 “피복공업관리국이 이달 말까지 여름 교복 생산을 끝내고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선물로 교복을 공급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중앙의 허가를 받아 개성공단 내 봉제 시설과 재단 설비 등을 가동하고 있다”며 “공단에서 일했던 주민들이 재봉공으로 동원됐다”고 전했다.

황해북도 외 지역에서도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 설비들을 무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도내 여러 외화벌이 의류공장들이 개성공단 설비를 무단으로 옮겨 와 의류 임가공 사업을 진행했다”며 “작년부터턴 신의주 등에서도 학생 교복·가방 생산에 공단 설비를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학생들에게 교복·학용품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김 총비서의 ‘애민정신’ 등을 선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평안남도 소식통은 “신의주에서 개성공단 의류공장으로 수입 원단을 보내 간부들의 겨울 동복을 비롯한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한이 교복 외 의류 생산에도 개성공단 장비들을 쓰고 있단 얘기다.

통일부 당국자는 9일 이 같은 RFA 보도 내용에 대해 “정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개성공단 관련 북한 동향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련 사실을 지속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개성공단에서 미상의 차량 움직임을 포착하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사실 확인을 요청한 바 있지만, 아직 북측의 공식 반응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는 (개성공단 내) 우리 국민 재산에 대한 (북한의) 일방적인 침해는 남북 합의 위반이며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는 걸 명확히 밝힌다”고 전했다.

개성공단은 우리 정부가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광명성’ 로켓 발사 등 무력도발에 대응해 지난 2016년 2월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우리 기업들이 철수한 뒤 폐쇄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개성공단에서 버스가 오가는 모습이 인공위성 사진에 포착되는 등 북한이 무단으로 공단 설비들을 쓰고 있단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올 4월 개성공단 내에서 발생한 화재 또한 북한이 공단 내 설비를 무단으로 이용하다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