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송해와 이상벽. 뉴스1
이상벽은 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송해 선생님도 (내가) 고향 후배니까 어디 가면 ‘다음에는 이상벽이 (MC를) 했으면 좋겠어’ 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씨와 송 씨는 같은 황해도 출신 실향민이다.
이상벽은 “방송일이라는 게 물리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지 않나. 그거(후임)는 전적으로 방송국에서 정하는 일”이라면서 “워낙 이 양반(송해)이 큰 뒷그림자를 만들어 놓으셨기 때문에 누가 들러붙어도 감당하기 어려울 거다.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전국노래자랑’ 최고령 MC로 활동했던 고(故) 송해. KBS 제공
이날 이상벽은 고인에 대해 “배려심이 대단했던 분”이라며 “근검절약하는 분이지만 술 인심은 아주 후하셨다. 누구하고 술을 마시든 술값은 꼭 본인이 내는 것이 원칙이었다”고 밝혔다.
또 “수십 년 넘게 방송을 해도 1시간짜리 프로그램은 1시간 전에, 2시간짜리 프로그램은 2시간 전에 나타나 구석에 홀로 돌아앉아서 대본을 꼼꼼하게 다 숙지한 분”이라면서 “이렇게 생명력을 유지한 건(비결은)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성실함이 밑천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대에 서는 사람들은 ‘나는 무대에서 생을 마감하리라’ 늘 그렇게 다짐하는데, 이 양반이야말로 최후의 일각까지 정말 무대를 지키신 분”이라며 “여간 바지런히 산 분이 아니다. 그런데 이제 이 세상 전부 다 정리하셨으니까 ‘저 세상 가셔서는 좀 쉬십시오. 편안하게 앉아서 애들 얼마나 잘하는지 이렇게 한번 둘러도 봐주시고 잘하는 놈 어깨도 툭툭 두들겨 주시고 그러면서 여유 있게 계십시오’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최고령 국민MC’ 송해(본명 송복희) 씨가 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5세. 이날 오후 대구 달성군 옥포읍 송해기념관을 찾은 시민들이 송해 선생을 애도하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휴대전화에 담고 있다. 뉴스1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