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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관련 서적’ 추천한 文, 尹의 대중외교 비판?…책 내용 보니

입력 | 2022-06-09 16:08:00


문재인 전 대통령이 9일 김희교 광운대 교수가 쓴 ‘짱깨주의의 탄생’을 소개하며 “이념에 진실과 국익과 실용을 조화시키는 균형된 시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대중(對中) 외교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도발적인 제목에, (내용이) 매우 논쟁적”이라고 책을 소개하며 “중국을 어떻게 볼지, 우리 외교가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다”고 썼다. 이어 “다양한 관점 속에서 자신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며 “이념에 진실과 국익과 실용을 조화시키는 균형된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짱깨주의의 탄생’은 한국 언론 등이 중국을 독재 국가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서구식 민주주의 관점에 입각한 시각이라는 비판을 담고 있다. 김 교수는 책 서문에 “신문과 방송, 포털, 그리고 저잣거리에서 중국에 대한 분노와 중국인에 대한 혐오가 흘러넘치고 있다”며 “고양된 혐중정서의 밑바탕에는 전후체제의 위기와 미국의 회귀적 체제 기획이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인을 낮춰 부르는) ‘짱깨’는 표현 역시 서구 인종주의가 지닌 혐오를 그대로 품고 있다”며 혐중 정서를 경계해야 한다고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책 추천이 내용에 대한 동의나 지지가 아니다”라면서도 “언론이 전하는 것이 언제나 진실은 아니다. 세상사를 언론의 눈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는 눈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현 정부는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선언하는 등 문재인 정부와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이에 대해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한 의원은 “국익이 중요하다는 일반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라며 “문 전 대통령이 현 정부를 비판하려 했다는 건 지나친 억측”이라고 했다. 반면 한 초선 의원은 “‘잊혀지고 싶다’던 전직 대통령이 굳이 논란성 글을 올린 배경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