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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후보, 의원 시절 보좌진 48번 교체 ‘미스터리’…평균 2배↑

입력 | 2022-06-09 17:02:00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5.30/뉴스1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의원 재임 시절 4년 동안 보좌진을 48번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실 내부 승진(직급 변동)으로 임용과 면직(사직)이 중복될 수 있음을 감안해도 20대 국회 평균 대비 2배 넘게 많다. 보좌진 교체가 빈번했음을 가늠할 수 있다.

특히 후보자는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서 복지부 산하기관에 직원 근속 기간이 짧다는 점을 두고 “이렇게 직원 뽑으면 안 된다. 기관 운영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쏘아붙이고 있었다.


◇20대 국회 보좌진, 평균 2년은 근무…김승희 의원실 229일에 불과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 보좌진 채용·근무 현황 © News1

9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회사무처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16년 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이후 당명변경, 현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제20대 의원에 당선된 뒤 4년간 의정활동을 하면서 보좌진을 48번 교체했다.

비서에서 비서관으로, 비서관에서 보좌관으로 직급이 변동될 경우 면직(사직)된 뒤 다시 임용될 수는 있다. 이런 상황이 있었으리라 감안해도 김승희 의원실은 보좌진이 너무 자주 바뀌었다.

의원실 보좌진 중 가장 근무 기간이 짧은 경우는 2020년 3월 6일에 근무를 시작해 6일 만인 3월 12일 그만둔 9급 비서 A씨다. 48건의 채용 가운데 근무 기간이 두 달(60일)이 안 되는 보좌진은 9명에 이르고, 전체 81%에 해당하는 39건의 근무 기간이 1년 미만이다.

20대 국회의원 보좌진의 전체 임용 건수와 면직 건수는 각각 7273건, 4964건이었고 평균 근속일수는 754일(2년 23일)이었다. 의원정수 300석으로 나눠 평균을 세면 24건, 17건이다. 그러나 김승희 의원실 보좌진은 48번 교체됐고 평균 근속 일수는 229일에 머물렀다.

김승희 의원실 보좌진 면직 사유를 보면 40건이 보좌진 스스로 사표를 내 의원이 받아들인 ‘의원면직’이고 8건은 계약만료 등의 사유로 인한 ‘당연퇴직’이었다. 현직 국회 보좌진들은 48건 자체가 상당히 많은 편이며, 흔치 않다고 전했다.

한 현직 보좌관은 “48번 교체는 비정상적이다. 그렇게 자주 바뀌면 기피 의원실이 될 만큼 모집해도 잘 안 갈 정도였을 것”이라면서도 “자세한 상황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잘 알지 않겠느냐”고 말을 아꼈다.

◇후보자, 복지부 조직 운영 호통쳤으나 ‘내로남불’ 비판 면치 못해

김 후보자는 1988년 복지부의 전신인 보건사회부에 보건연구관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의약품 관리 당국에서 29년간 일하며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공직 생활 중에는 ‘첫 여성’이라는 타이틀(제목)을 계속 얻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수 있었다.

후보자는 후보자 지명 이후 기자들을 만났을 때 식약처 최초의 여성 국장·원장·차장과 처장 등을 역임한 경험을 들며 “여성의 섬세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시각으로 사회의 보이지 않는 어두운 면면까지 따뜻하게 보듬을 (복지) 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막말 정치인 논란’을 시작으로 로펌 근무 관련 이해충돌, 갭 투자 의혹에 이어 보좌진 잦은 교체에 대한 비판도 받게 될 전망이다. 보건의약계 안팎에서는 “복지부 공무원들이 단단히 각오해야 한다”며 후보자의 지휘 스타일이 권위적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후보자는 의정활동 당시 복지부 등 산하기관의 조직 운영과 행태에 매섭게 지적했었다. 2016년 10월 13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정감사 자리에서 “해외지사 현지 채용직원 근무 현황자료를 보니 평균 근속기간이 18개월”이라며 운영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때도 의원실의 보좌진은 비교적 자주 교체됐고, 지적을 돌려받게 된 셈이다. 후보자 측은 ‘복지부 예비 수장으로서 어떤 입장이냐’는 최근 수일간 뉴스1의 질문에 마땅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21대 전반기 국회 복지위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뉴스1에 “지난달 19일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이 시행됐다. 퇴직 공직자가 로펌에서 일하다가 복귀했을 시 3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정확히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김승희 후보자의 과거 로펌 활동에 대해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후보자 측이 ‘관여한 바 없다. 공정성을 지켰다’고 말을 아낄 게 아니라 3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소상히 근무·활동 내역을 공개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인사청문 절차를 밟아야 하는 만큼 무성의하게 제출할 경우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