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이면 윤석열 정부가 시작한 지 꼭 한 달이 된다. 서울 용산에 새 둥지를 튼 새 정부에서 달라진 점은 뭐가 있을까. 대통령실은 9일 가장 상징적인 10개의 변화를 골라 발표했다.
첫 번째는 ‘용산시대’의 시작이다. 대통령실은 “정부 수립 74년 만에 청와대를 국민 품에 돌려드렸다”며 “안보 공백 등 우려를 뚫고 제왕적 대통령제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며 청와대는 국민이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5월1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청와대 누적 관람객 수는 75만8394명에 달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에 “여러분(기자)도 고민 후에 질문을 하고, 대통령도 ‘오늘은 어떤 질문이 나올까’ 생각하며 출근한 뒤 그에 대한 답을 한다”며 “이 과정을 더 갈고 닦아서 더 중요한 소통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시민의 곁에 있는’ 행보를 꼽았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평일 점심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시민들과 수시로 어울리는 깜짝 소통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대통령 부부의 일상을 시민들이 직접 목격하는 새로운 경험”이다고 말했다.
실제 윤 대통령은 취임 당일 삼각지역의 경로당과 놀이터를 방문하거나 주말에는 김건희 여사와 백화점에서 신발을 구매하는 등 깜짝 행보를 선보이는 중이다.
지난 7일에는 종로 ‘젊음의 거리’의 한 피자집에서 최상목 경제수석, 김대기 비서실장, 김용현 경호처장과 함께 점심을 먹는 사진이 깜짝 공개되기도 했다. 최 수석의 생일을 맞아 찾은 이 곳은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코로나19 피해지원을 약속했던 골목이었다는 후일담도 나왔다.
네 번째는 대통령 집무실을 시민에 개방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국민희망대표 20인, 또 9일에는 천안함 폭침 생존 장병 및 연평해전·북한 목함지뢰 도발 희생자 가족 등을 집무실로 초청했다.
대통령실은 “집무실을 시민들에 수시로 개방해 시민들 직접 만나는 공간으로 활용 중”이라고 말했다.
다섯 번째는 대통령실 청사 앞을 ‘시민 광장’으로 만든 점이다.
지난달 25일 윤 대통령은 청사 앞 잔디광장에서 약 500명을 초대해 중소기업인 대회를 열었다. 대통령은 각 테이블을 돌며 인사를 나눴다.
여섯 번째는 대통령과 비서진들의 물리적·심리적 거리가 상당히 가깝다는 점을 꼽았다.
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수석들의 경우 사무실 문만 열면 바로 앞이 대통령 집무실이다. 언제든 대통령이 올 수 있으니 슬리퍼도 못 신고 있겠다”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진의 사무실이 한 건물에 모여 있어 수시로 소통한다”면서 “업무 효율이 극대화됐다”고 말했다.
수석비서관 회의와 국무회의가 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점도 대통령실은 주목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반도체와 관련된 특강을 들은 뒤 장관들과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일곱 번째는 ‘파격적인 통합 행보’를 골랐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5·18기념식을 여당 의원 전원과 참석한 점, 또 연설을 통해 “국민 모두는 광주 시민”이라고 발언한 것에 주목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참석자들과 손을 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보수정권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여덟 번째는 취임 6일 만에 시정연설, 취임 20일 만에 1호 공약(손실보상 추가경정예산)을 실행한 점을 내세웠다.
국회와의 소통 강조하며 취임 6일 만에 국회를 찾은 것도 대통령실은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3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후 9개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후 8개월 만에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덕분에 정부 추경안을 빠르게 국회를 통과했고 윤 대통령은 취임 20일 만에 1호 공약을 이행할 수 있었다.
아홉 번째는 ‘기자실부터 방문한 대통령’을 꼽았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사흘 만인 지난 5월13일 청사 1층에 있는 기자실을 찾았다. 윤 대통령의 집무실은 기자실의 바로 위층인 2층에 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집무실과 기자실이 한 건물에 위치한 첫 정부”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수석들의 수시 브리핑도 주목할 점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등은 안보·경제 등 특별한 현안이 있을 때마다 브리핑실에서 상황을 설명하고 질문에 답을 한다.
마지막으로 열 번째는 ‘역대 가장 빠른 한·미 정상회담’이다.
대통령실은 “통상 취임 두 달 뒤 성사되던 한·미 정상회담을 취임 11일 만에 개최했다”면서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국민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고 자평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