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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없는 ‘호인’이었다”…숨진 변호사, 사무장인 사촌과 함께 변 당해

입력 | 2022-06-09 20:42:00


9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법 인근 건물에서  119대원들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입주자들을 이송하고 있다. 대구소방본부제공

“봉사 차원에서 어려운 민원인들을 헐값에 변호해주기도 했었는데….”

9일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로 숨진 김모 변호사(57)를 두고 한 동료 변호사는 이렇게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피해자 6명의 시신이 안치된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대구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는 “김 변호사를 20년 이상 알고 지냈다”며 “김 변호사는 적이 없는, 한 마디로 ‘호인’이었다”라고 했다.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장은 “김 변호사는 유난히 주변에 따르는 이가 많았다”고 돌이켰다. 다른 변호사는 “당장 내일 변호사회 회의가 예정돼 있었는데…”라며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변호사의 사무장으로 한 사무실에서 일했던 사촌동생 김모 씨도 이날 방화로 함께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밖에도 김 변호사와 배모 변호사의 사무실 직원으로 일했던 박모 씨(57)와 또 다른 박모 씨(53), 50대 여성 남모 씨와 30대 여성 엄모 씨 등이 화를 입었다.

이날 장례식장은 속속 도착하며 흐느끼는 유족들로 연신 울음바다가 됐다. 설마 하는 심정으로 도착한 유족들도 신원 확인을 위해 경찰이 고인의 얼굴을 보이자 이내 자리에 주저앉으며 통곡했다. 유족들은 언론 노출을 피한 채 모여 합동 장례여부 등 장례 절차를 논의했다.




대구=전혜진 기자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