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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달러 강세로 물가상승 압력”… 금리 추가인상 시사

입력 | 2022-06-10 03:00:00

국회에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연내 3, 4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9일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2월 25일∼5월 20일) 원-달러 환율의 상승 속도는 일평균 1.15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승기 가운데 가장 빨랐다. 원-달러 환율의 물가 상승 기여도는 올해 1분기(1∼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3.8%)의 9% 수준이었다. 물가가 1만 원 올랐다면 900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 때문이라는 의미다.

원-달러 환율이 에너지 가격 상승세와 맞물리면서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주요 품목의 결제가 대부분 달러화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이어지면서 달러화 강세는 하반기(7∼12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졌다. 한은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중국 봉쇄 조치 등의 영향으로 수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 둔화 우려에도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어 한은은 통화정책의 초점을 물가 안정에 맞추기로 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통화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시장이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연 2.50∼2.75%로 예상하는 것은 합리적”이라며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0.25%포인트씩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