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기업이 타격을 입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현재까지도 그 영향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상당부분 결실을 봤다. 특히 디지털 기술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 및 자동화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차별화한 기업은 한층 강한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다.
화성휴게소(서울방향)에서 운용 중인 LG 클로이 서빙 로봇 (출처=IT동아)
전국 36개소의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는 대보유통㈜ 역시 그런 경우다. 대보유통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고객 및 매출 감소를 겪는 상황에서도 디지털 인프라 부분의 투자를 늘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서빙 로봇의 도입이다. 서빙 로봇은 각종 네트워크 및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집합체로서, 비대면 상황에서도 다양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취재진은 LG전자의 클로이(CLOi) 서빙 로봇을 도입한 대보유통의 화성휴게소(서울방향)를 방문, 김규태 관리주임과의 인터뷰를 통해 LG 클로이 서빙 로봇이 어떤 변화를 이끌어냈는지 살펴봤다.
: 대보그룹은 건설, 유통, 정보통신, 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대보유통은 그 중에서도 고속도로 휴게소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전국에 36개의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단일업체 중 가장 많은 수다. 말하자면 휴게소 업계의 ‘큰 손’인 셈이다.
화성휴게소(서울방향)는 서해안고속도로에서 서울로 가는 관문에 해당하며, 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졌다. 궁중비빔밥과 같이 수원-화성 지역을 상징하는 특색 있는 메뉴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위생적인 시설을 운용하고 있다.
특히 깨끗한 화장실은 대보유통 소속 휴게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의 의지 때문이기도 하다. 회장께서 일본의 휴게소를 방문하며 그 청결함에 감탄한 바 있고, 이를 잊지 않기 위해 한국에 돌아와 몸소 변기 청소를 하며 화장실 위생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화성휴게소(서울방향)을 관리하는 대보유통 김규태 관리주임 (출처=IT동아)
: 코로나19가 한참 심하던 2020~2021년 사이에는 2019년 대비 매출이 35%씩 줄어들기도 했다. 매장내 테이블에 거리 두기가 적용되고 칸막이가 설치되면서 매장 출입을 꺼리는 손님이 늘어난 데다 여행객과 화물 물동량까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매출이 회복 중이지만 아직도 코로나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대면 서비스를 적극 적용했는데, 과감한 시설투자를 통해 키오스크(무인단말기)를 늘렸다 이를 통해 키오스크 결제 즉시 주문이 들어가도록 프로세스를 단축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서빙 로봇의 도입 또한 위기 극복 방안 중 하나였다.
- 현재 화성휴게소에서 LG전자의 클로이 서빙 로봇을 운용하고 있다. 이를 도입하게 된 경위는?
: 앞서 말한 것처럼 비대면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우리가 선도적인 시설투자를 한 결과다. 2021년부터 다른 업체의 로봇도 이용해 봤는데, LG 제품이 비용 대비 합리적인 기능을 제공한다고 판단해 도입하게 되었다. 이전에 이용하던 제품은 소프트웨어 설정이 복잡해 종종 제조사 엔지니어의 도움을 받아야 했는데, 클로이는 와이파이를 통해 바로 소프트웨어를 적용할 수 있는 등의 이점이 있었다. 지난 3월부터 시범 운용을 시작했고 4월부터 정식 운용 중이다.
: 클로이는 현재 지정한 경로를 돌며 식당 이용객들에게 김이나 냅킨, 냉수 등의 편의물품을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것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그 외에 내장된 기능이 많아서 향후 계획에 따라 더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LG 클로이 서빙로봇을 이용하고 있는 화성휴게소 이용객 (출처=IT동아)
이를테면 다른 휴게소에선 벨을 눌러 호출하는 용도로 서빙 로봇을 이용하기도 한다. 특히 리모델링하거나 새로 지은 휴게소에 적용된다면 내부 구조상 더 많은 방면에 이용이 가능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고객들에게 신선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 LG 클로이 서빙 로봇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문제는 없었나?
: 가장 반응이 좋은 건 역시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 고객들이다. 반짝이는 눈으로 신기하게 쳐다보며 이용하곤 한다. 어르신들 역시 의외로 거부감이 없어 전반적인 이용률이 높다. 안전성 면에서도 만족스러웠다. 고객과 로봇이 충돌하는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장애물 감지 시스템도 잘 작동해서 아직까지 이렇다할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장애물 감지 시스템이 너무 민감한데다 지정한 경로를 벗어나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그 자리에서 동작을 멈춰 버리는 일도 있어서 처음에는 좀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안전 관련 기능은 지나칠 정도로 민감한 것이 오히려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 특히 유용했던 기능은? 그리고 이런 솔루션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면?
: 가장 큰 장점이라면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포인트(점) 지정을 통한 크루즈(이동) 경로 설정 기능이 유용했다. 타사 제품은 천장에 뭔가를 달아야 하거나 제조사 엔지니어를 직접 불러 설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제품은 그럴 필요가 없어서 보다 유연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그 외에 300자 이내의 안내음성이나 음악, 이동속도 등도 자유롭게 설정 가능해서 편리했다. 배터리 역시 하루 종일 이용해도 될 정도로 오래 간다.
LG 클로이의 특징 중 하나인 포인트 기반 크루즈 경로 설정 기능 (출처=IT동아)
이런 제품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매장의 특성은 무엇인지, 그리고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가 무언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그 후 클로이를 잘 살펴보면 대응하는 기능을 이미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도입 초반에 일부 직원들은 좀 어색해하기도 했지만,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고 휴게소의 명물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은 회사 차원에서 인정하고 있다.
-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고자 하는 대보유통의 비전이나 계획이 있다면?
: 고객들의 요구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을 넘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의 동기를 유발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서빙 로봇이나 키오스크, 로봇 커피 시스템 등을 도입한 것이다. QR코드를 이용해 설문조사를 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고객과 소통하는 방법 중 하나다. 그 외에 이렇게 변화된 시장 상황에 적합한 융합형 인재, 맞춤형 인재의 채용도 늘리고자 한다. 특히 우리 화성휴게소는 한층 신선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으니 더 많은 분들이 찾아 주셨으면 좋겠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