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벌어진 방화사건 현장에 놓인 조화. 뉴시스
대구 수성구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벌어진 방화 사건 현장에 10일 흰색 꽃다발이 놓였다. 법조계에서는 협박 등에 노출된 변호사를 제도적으로 보호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오전 수성구 범어동의 우정법원빌딩 앞에 조화가 놓였다. 전날 오전 10시 55분경 이 빌딩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의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인근 법무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조화를 놓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소송에서 패소한 남성이 앙심을 품고 상대측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사무실에서 일하던 김모 변호사(57) 등 6명과 방화 용의자 천모 씨(53)가 사망했고, 50명이 다쳤다.
또한 협회는 “변호사에 대한 위해 행위를 무겁게 처벌하는 법률이 있다고 해도, 사회구성원들의 인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변호사의 역할이 때로는 부정적으로 비추어지더라도, 조금 더 이해심을 갖고 바라봐달라”고 당부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전날 성명을 통해 “의뢰인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변호사를 향한 부당한 감정적 적대 행위와 물리적 공격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이 자리 잡기를 강력히 호소한다”고 했다.
협회는 “이러한 범죄는 단순히 변호사 개인을 향한 범죄를 넘어 사법 체계와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자 야만 행위”라며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모든 물리력으로부터 변호사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즉각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