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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에 현대차 생산 손실 하루 2000대…공장 가동률도 뚝

입력 | 2022-06-10 13:38:00

울산공장 생산라인별 가동률 32~74%에 그쳐, 1000억 원 가까이 피해
부품 운반, 완성차 운송도 여전히 스톱



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명촌정문 앞에서 화물연대 울산본부 소속 조합원이 화물차를 회차시키고 있다. 2022.6.8/뉴스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이 나흘째로 접어들면서 산업계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물류 차질로 완성차 공장은 물론 철강, 시멘트, 타이어 등의 업종에서 생산이 지연되거나 제품을 실어나르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10일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8일부터 시작된 화물연대의 부품과 완성차 운송 거부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생산 차질이 계속되고 있다. 9일 오후 현대차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약 8차 교섭에서 사측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생산손실이 약 2000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가 8일 오후부터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9일 하루에만 2000대 가까이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는 의미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비중인 1공장을 제외한 2~5공장의 9일 가동률은 32~74% 선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하루 평균 5000~6000대를 생산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현대차의 차량 가격은 승용차 기준으로 대당 약 4700만 원. 생산 손실이 2000대 발생하게 되면 현대차가 입는 매출 피해는 하루에 약 940억 원인 셈이다.

현대차 측은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인한 부품 반입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일단 11일 예정된 주말 특근은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화물연대도 현대차의 주말 특근에 맞춰 파업과 운송 거부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라 생산 차질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에 따라 주 단위 특근 여부를 결정해왔다. 현대차 노조 일각에서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수입에 영향을 주는 특근 진행이 불투명해자 이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완성된 차량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거나 수출하지 못하는 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완성차를 운반하는 ‘카 캐리어’ 운행이 중단되면서 기아 오토랜드 광명, 오토랜드 화성 등에 대기 중인 완성차가 늘어나고 있다.

철강업계 역시 화물연대 파업 피해가 커지고 있다. 포스코는 하루 철강 제품 생산량 10만 톤(t) 중 육로로 수송해야 하는 3만5000t을 수송하지 못하는 사태가 나흘 째 이어지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육로를 통한 철강제품 출하가 중단된 상태다. 철강업체들은 비노조원 차량 등을 활용한 제품 출하를 타진하기도 했으나, 운송 기사들의 협조를 얻지 못해 제품 출하에 실패했다.

대전과 금산에 공장을 보유한 한국타이어는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출하량이 평소의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시멘트협회는 9일까지 시멘트 약 16만1200t이 출하되지 못하면서 손실 금액이 약 458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가 국내 주력 수출산업인 반도체로 번질 것이란 우려도 여전하다. 9일 화물연대 조합원은 반도체 원료업체인 LS니꼬동제련과 고려아연의 울산 공장 앞에서 20분가량 선전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반도체 세척에 반드시 필요한 고순도 황산(PVC)을 생산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화물연대가 파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언제든 반도체 관련 회사들의 물류 운송을 막아설 수 있다며 긴장을 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