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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같이 행동하던 아이가 달라졌어요”

입력 | 2022-06-13 03:00:00

서울교대 ‘장애학생 체육교실’ 개설
눈높이 맞춰 예비교사들이 체육 지도
“관심사 관찰하니 도울 방법 보여”



서울교대 과학교육과 박유빈 씨(왼쪽)가 지적장애 3급인 초교 1학년 이모 군에게 윗몸일으키기를 지도하고 있다. 서울교대 제공


“으아∼!”

4일 서울교대 주체육관에서 지적장애 3급인 초교 1학년 박건욱 군이 소리를 지르며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교사와 공을 주고받는 체육 활동을 하다 신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한 것이다. 생활과학교육과 허한진 씨(25)가 차분하게 “공을 줘”라고 하자 박 군이 잠깐 고민하다 순순히 공을 내놓았다. 박 군의 어머니 남이원 씨(38)는 “혼내야만 말을 듣고 늘 청개구리처럼 행동하던 아이가 따뜻하게 지켜봐주는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달라진 것 같다”고 했다.

서울교대가 교대 최초로 개설한 ‘장애학생 체육교실’ 8주 프로그램이 11일 끝났다. 김방출 서울교대 체육교육과 교수(56)는 “제자들이 교육 현장에서 준비 없이 장애학생을 맡아 당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교육을 받기 어려워 시범적으로 개설했는데 의미 있는 결실을 봤다”고 말했다. 예비 교사 31명은 4월 23일부터 매주 토요일에 장애 초등학생 24명을 대상으로 오래달리기, 근력운동 등 체육을 지도했다. 언어 및 자폐성 장애가 있는 초교 1학년 이모 군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첫날 제자리멀리뛰기를 30cm밖에 못 했던 이 군은 마지막 날 130cm를 뛰었다. 과학교육과 김나혜 씨(19)는 “아이가 색깔에 관심이 많은 걸 보고 색깔이 다양한 고무판을 향해 점점 멀리 뛰어 보도록 도왔다. 나중에 장애학생을 만나더라도 관심사를 잘 관찰하면 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초등학교 특수교육 대상자 4만4814명 중 80.6%에 달하는 3만6110명이 일반학교에서 통합수업을 받고 있다. 김 교수는 “전국 교대생들 모두에게 장애학생을 지도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