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봉쇄로 전 세계 식량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곡물 봉쇄 해제 관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12일(현지시간) 터키 현지 매체 하버튀르크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곡물 수출을) 매우 다양한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우리뿐만 아니라 재수출을 통해 제3국으로 상품을 보내는 것도 포함한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 세계가 경제적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며, 농산물 공급 부족이 심각한 문제라는 점도 언급했다.
앞서 터키는 지난 8일 러시아와 외무장관 회담을 가져 우크라이나 곡물 봉쇄 사안을 논의했다.
메블루트 카부소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엔이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곡물과 농산물을 수출하기 위해 유엔, 러시아, 우크라이나, 터키가 참여하는 4자 메커니즘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흑해에 설치한 기뢰를 제거하기 전까지 봉쇄를 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드미트로 세닉 우크라이나 외교차관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루마니아와 폴란드를 통하는 새 수출 경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신설된 경로로 운송되는 곡물량은 언급하지 않았으며, 병목 현상으로 수송이 지연되고 있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세 번째 수출 경로 확보를 위한 발트국가들과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남부 자포리자주 등 점령지에서 생산된 곡물을 중동 등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동부 루한스크주에서 해바라기씨와 곡물 수만톤을 약탈했다고 규탄에 나섰다.
W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농업산업개발부는 러시아가 루한스크주에서 해바라기씨 1만5000t과 곡물 1만t을 수송했다며, 농민들은 정상가 30%만 루블화로 지불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 TV 채널들이 멜리토폴에서 수확된 체리가 러시아 점령 크름반도(러시아식 표기 크림반도)로 수송됐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러시아의 점령지역 내 곡물 및 농산물 약탈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노골적인 강도”라고 규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