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 한일전서 치욕스러운 0-3 패배…U-23 아시안컵 8강서 탈락

12일 우즈베키스탄 타쉬켄트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AFC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전반전 일본 스즈키 유이토가 프리킥으로 득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2022.6.12/뉴스1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일본과의 라이벌(맞수)전에서 치욕스러운 패배를 당했다.

‘황선홍호’는 12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0-3으로 졌다.

2년 전 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했던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완패했다. 선제골을 내주며 흔들린 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며 더 굴욕적인 패배를 기록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한국이 4강에도 들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주전 수비수 이상민이 경기를 앞두고 코로나19 확진으로 이탈하고, 조별리그서 주전으로 골문을 지켰던 골키퍼 고동민이 부상으로 빠진 것이 뼈아팠다.

일본은 이날 대부분의 선수들이 21세 이하로 꾸려졌으며 2024 파리 올림픽을 겨냥한 어린 선수들이었기에 충격이 더 컸다.

라이벌 팀간 맞대결답게 초반부터 치열한 기선 싸움이 이어졌다. 팽팽한 흐름 속에서 조금 더 우위를 점한 건 일본이었다.

12일 우즈베키스탄 타쉬켄트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AFC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전반전 한국 이강인과 최준이 프리킥을 준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2022.6.12/뉴스1

황 감독은 이날 조영욱, 오세훈 등을 벤치 멤버에 두고 양현준, 박정인을 전방에 내세우는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하지만 이 전술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한국은 공격에 무게 중심을 뒀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수비 라인 앞에서 여러 차례 허점을 노출했다.

전반 18분 호소야 마오가 한국 배후 공간을 침투해 슈팅했으나 민성준 골키퍼가 막아냈다.

계속된 위기 상황에서 한국이 선제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전반 22분 상대 역습을 막으려다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프리킥을 내줬다. 키커로 나선 스즈키 유이토의 슈팅은 박정인의 머리를 맞고 굴절,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로도 경기 주도권은 일본이 쥐었다. 23세 이하 제한이 있는 대회에 21세 위주로 팀을 구성한 ‘젊은 일본’은 패기가 넘쳤다. 일본은 의도적으로 거친 파울과 압박으로 한국의 전진을 괴롭혔고, 공을 빼앗겨도 곧바로 압박하며 라인을 끌어올렸다.

한국은 전반 막판 잇따른 위기에 몰렸으나 더 이상 실점을 내주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일본은 전반 추가 시간 호소야가 텅 빈 골문을 향해 슈팅했으나 김현우가 달려들며 골라인 위로 걷어냈다. 이어 사이토 고기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잡았지만 민성준이 다시 한 번 선방하며 실점을 막았다.

12일 우즈베키스탄 타쉬켄트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AFC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전반전 한국 양현준이 드리볼 돌파를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2022.6.12/뉴스1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박정인과 김태환을 빼고 조영욱과 권혁규를 투입, 전열을 가다듬었다.

교체 후 한국은 흐름을 바꾼 듯했다. 후반 4분 이강인의 돌파부터 시작된 공격에서 홍현석이 슈팅했으나 수비에 막혔다.

만회골을 노린 한국의 공세가 계속됐지만 결정력이 아쉬웠다. 후반 15분에는 양현준이 드리블로 2명을 제친 뒤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골문을 빗나갔다.

계속 몰아치고도 골을 넣지 못한 한국은 결국 상대 역습에 무너졌다. 일본은 단 한 번의 기회로 한 골을 더 달아났다. 후반 20분 스즈키의 슈팅을 민성준 골키퍼가 쳐내자 문전에 있던 호소야가 대시하며 마무리 지었다.

한국은 후반 27분 미드필더 고재현을 빼고 공격수 오세훈을 투입하는 등 총공세를 펼쳤지만 결정력이 떨어졌다.

한국은 라인을 올리며 따라가려 했지만 오히려 한 골을 더 내줬다. 후반 35분 역습에 나선 스즈키가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다시 한 번 한국의 골문을 열었다.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 오세훈의 다이빙 헤딩마저 상대 골키퍼에 막히며 영패의 굴욕을 경험했다.

4강에 오른 일본은 16일 개최국 우즈베키스탄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