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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 외국인 투수 부진에 한숨 짓는 두산

입력 | 2022-06-13 11:26:00





“‘외국인 투수 명가’ 소리도 이제는 다 옛말이네요.”

12일 프로야구 두산이 서울 잠실구장 LG에 6-9로 패한 뒤 두산 팬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반응이다. 이날 두산의 선발 투수 스탁(33)은 KBO리그 입성 후 최소 이닝인 4와 3분의 1이닝 동안 가장 많은 9피안타 7실점 후 조기 강판됐다. 스탁의 악투 속에 두산은 ‘잠실 라이벌’ LG와의 주말 3연전을 1승 2패로 마무리됐다.

수년간 외국인 투수 걱정이 없던 두산이었다. 2011년부터 7년간 두산에서 활동했던 니퍼트(41)는 2016년 단일 시즌 외국인으로서는 가장 많은 22승을 올렸고, 통산 외국인 투수 최다 탈삼진 (1082개) 기록을 올리는 활약으로 ‘니느님(니퍼트+하느님)’이란 별명이 붙었다. 2018년, 2019년에는 린드블럼(35), 2020년과 지난해에는 알칸타라(30), 미란다(33)가 있었다.

두산은 최근 5년 사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7명의 타자를 다른 팀으로 빼앗겼다. 2017년 이원석(36·삼성)을 필두로 민병헌(35·롯데·은퇴), 김현수(34·LG·이상 2018년), 양의지(35·NC·2019년), 최주환(34·SSG), 오재일(36·삼성·이상 2021년)에 이어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박건우(32·NC)가 팀을 떠났다. 한 두산 팬은 “FA마다 인재 영입 없이 빼앗기기만 하더니 이제는 외국인 덕도 못 보게 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스탁의 가장 큰 문제점은 흔들리는 제구다. 13일 현재 스탁의 9이닝 당 볼넷 개수는 4.5개로 규정 이닝을 채운 외국인 선발 투수 중 가장 많다.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는 LG 플럿코(31·2.91개)와도 차이가 크다. 12일 LG전에서도 5-3으로 앞선 5회말 볼넷 2개로 1사 1, 2루 위기에 몰린 뒤 연속 안타를 맞으며 스스로 선발승 요건을 날렸다. 제구 난조에 평균자책점도 4, 5월 2점대에서 이달 7점대로 크게 늘었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미란다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부상으로 지난해 포스트시즌 1경기 출전에 그쳤던 미란다는 이번 시즌 역시 4월 두 경기 마운드에 오른 뒤 50일 넘게 전력에서 빠져있다. 7일 퓨처스리그(2군) 등판 예정 소식이 전해졌지만 다시 미뤄지며 1군 복귀일을 종잡을 수 없는 상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달 후반까지 해서도 안 되면 교체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시즌 중 방출 가능성도 열어놨다.

설상가상 외국인 타자까지 속을 태우고 있다. 2019년부터 꾸준히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해 온 페르난데스(34)는 이번 시즌 병살타 19개로 이 부문 압도적 1위에 올라 있다. 공동 2위 병살 기록은 10개 적은 9개에 불과하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