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지난 12일 싱가포르 샹그릴라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했다.(중국 국방부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미-중이 대만과 남중국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안을 두고 정면 충돌한 가운데, 미국의 입장 변화가 돋보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이 화웨이 5G 무선통신 장비를 둘러싸고 국가들에 편들기를 요구한 것과 달리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11일 연설을 통해 “국가들은 선택의 자유, 번영할 자유 그리고 미래를 결정할 자유를 가져야 한다”는 발언에 집중했다.
매체는 오스틴 장관의 이 발언은 군사력으로 자국의 이익을 수호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위협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확대되는 영향력에 대응하고자 파트너 국가들에 더욱 부드러운 손길을 내밀고 있다고 전했다.
두 국방 사령탑의 발언을 지켜본 관계자들은 미중간 경쟁 구도 속 미국이 부드러운 어조로 파트너들의 주권을 안심시키는 전략을 선택한 것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유럽의회에서 대중 관계 대표단을 이끄는 독일의 라인하르트 뷰티코퍼 의원은 “미중 양측 모두 국가들에 호소했지만, 내용은 사뭇 달랐다”면서 “미국은 국가들이 한개의 국가만을 편들 필요가 없다는 신호를 보낸 반면 중국은 세계가 결국 중국을 선택할 것이라고 시사했다”고 했다.
아미 베라 미국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 위원장도 “중국의 도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이는 동시에 파트너에게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 긍정적인 비전을 로스틴 장관이 제시했다”고 치켜세웠다.
이밖에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의 리사 커티스 선임연구원도 “미국은 미국 또는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주권과 독립을 유지하도록 안심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중한 접근에 대한 입장을 지지했다.
한편, 미중은 최근 몇 년간 대만과 남중국해뿐 아니라 홍콩과 신장, 사이버 안보 그리고 인권 문제를 놓고 충돌하면서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최근 인태 지역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지난달 IPEF 출범을 공식화했다. IPEF에는 한미일 외에도 인도, 호주,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총 13개국이 참여한다.
반면 중국은 최근 오세아니아에 위치한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약을 맺는데 이어 남태평양 지역에서 10개국과 안보 협정을 논의하는 등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