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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청와대가 청운대 될 뻔”…드라마 ‘제2공화국’ 시청한 사연은

입력 | 2022-06-13 14:18:00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서 이준석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새 대통령실 이름을 고민하면서 윤보선 전 대통령의 사례를 참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실 명칭을 경무대에서 청와대(靑瓦臺)고 바꾼 인물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청와대가 청운대가 될 뻔했다”며 당시 내막을 주변에 들려줬다고 한다.

13일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 간 오찬에서 대통령실의 새 명칭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대통령실은 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한 5개 후보작을 심사 중이다.

윤 대통령은 각국 대통령부(大統領府) 이름과 연원을 두루 설명했다고 한다. 조 최고위원은 “청와대는 건물 외양에서 착안해 이름을 지었는데, 새 집무실은 전형적인 관공서 건물이라 외관을 바탕으로 이름을 짓는 게 마땅치가 않다”며 “연방총리청, 총리관저로 이름 붙인 독일, 일본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宮)도 언급됐다. 조 최고위원은 “프랑스의 대통령제는 임기부터 대한민국 대통령제와 유사한 점이 많다”며 “프랑스는 공화국의 역사가 긴데도 대통령집무실은 흥미롭게도 ‘궁전’이라는 명칭이 붙는다는 이야기였다”고 당시 주고받은 대화를 전했다.

엘리제궁은 프랑스 1718년 귀족의 저택으로 세워졌다가 루이 15세가 사들여 애첩이었던 마담 퐁파두르 후작 부인에게 선물한 궁전이다. 1873년 이후 프랑스 대통령의 집무실 겸 관저로 사용되고 있다. ‘엘리제’(Elysee)는 그리스 신화에서 ‘신과 영웅이 죽은 뒤 가는 천국’이라 이름에서 따온 명칭이다.

윤 대통령은 드라마 ‘제2공화국’을 직접 챙겨본 사실을 언급하며 “청와대가 청운대가 될 뻔했다”고 소개했다고 한다. ‘파란 지붕’을 뜻하는 청와대는 4·19혁명 이후 집권한 윤보선 전 대통령 때 붙여진 이름이다. 윤 전 대통령은 청기와가 한국 고유의 전통성을 상징한다며 낙점했다고 한다.

드라마에서는 당시 과정을 그리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청와대의 이름을 (경무대의 기와가) 청(靑)기와여서 그렇게 결정했다’고 말하자, 곁에 있던 한 기자가 ‘겉모습 이상의 의미까지 있었으면 좋겠는데요, 예를 들며 청운대(靑雲臺) 같은….’이라고 제안했다.

그러자 다른 기자가 ‘청운대는 안 돼, 이 사람아. 아랫동네 청운동에 청운각이라는 요정(料亭)이 있어 혼란이 생기잖아’라고 면박을 줬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청운대라고 짓는다면) 여기가 요정인 줄 알고 주정뱅이들이 와서 술 내놓으라고 할 겁니다’라고 말해 좌중에서 폭소가 터졌다.

조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드라마의 해당 에피소드를 들려준 대목을 언급하면서 “윤 대통령이 며칠 전 일과를 마치고 유튜브를 찾아 다시 시청했다고 한다”며 “대통령집무실의 이름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대통령실의 새 명칭은 ‘국민의집’, ‘국민청사’, ‘민음청사’, ‘바른누리’, ‘이태원로22’ 5개 후보군으로 추려진 상태다. 그중 국민의집은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외신 인터뷰에서 ‘피플스하우스’(People‘s House)라는 임시 명칭을 사용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