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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일부 공장 가동 중단…화물연대 파업 일주일 피해확산

입력 | 2022-06-13 14:56:00

선재·냉연 생산 차질…물류 마비에 저장공간 부족
일각서 고로(高爐) 가동중단 우려도
무역협회 “피해 160건 접수”…차업계 “TF 발족”







국내 최대 철강업체 포스코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여파로 일부 공정 가동을 중단했다. 정부와 화물연대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산업계가 받는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포스코는 13일 오전 7시부터 경북 포항시 소재 포항제철소에 위치한 선재공장과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시켰다. 선재는 강철로 만든 줄 형태의 제품이다. 냉연 강판은 비교적 얇고 미관이 우수한 제품으로, 자동차를 비롯해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도 넓게 쓰인다. 포스코는 그 동안 2008년을 포함한 수차례 화물연대 파업을 겪었으나, 화물연대 파업으로 공정 일부가 중단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포스코는 보유하고 있는 선재 1~4공장 모든 라인의 조업을 중단했다. 냉연 제품의 경우 포항제철소에 위치한 2개의 공장 중 가전제품과 건축용 소재를 주로 생산하는 2공장이 멈췄다. 이번 가동 중단으로 선재는 하루 약 7500 톤(t), 냉연은 하루 4500 t 등 약 1만2000t의 생산 감소가 빚어지게 됐다.




포스코는 화물연대 파업이 시작된 7일부터 육로를 이용한 제품 출하가 중단됐다. 이 때문에 포항제철소에서는 하루 2만 t, 광양제철소에서는 하루 1만5000 t 등 총 3만5000 t의 운송 차질이 발생했다. 이에 창고를 비롯해 제철소 내부 도로나 공장 주변에 생산된 제품을 쌓아뒀다. 특히 냉연 제품의 경우 고급 제품인 만큼 열과 비를 피해 실내에 보관해야 한다. 포스코가 공장 가동을 일부 중단한 건 공장 내 보관된 제품이 수용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사태가 장기화되면 최악의 경우 고로 중단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보관 장소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제품을 외부로 실어 나르지 못하면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포항에 3개, 광양에 5개 등 총 8개의 고로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 고로 중단으로 이어질 경우, 재가동까지 3~6개월이 소요되며 이로 인한 손실은 1조 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당분간 국내 시장에서 물량 소진이 어려운 만큼, 해상 운송을 통해 해외로 물량을 최대한 수출하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현대제철도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로 인해 하루 4만 t의 제품이 제철소 내부에 쌓이고 있다. 현대제철도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물량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재까지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지만, 당진제철소에서만 하루 1만8000 t이 적체되며 피해가 쌓이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 사태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산업계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13일 업계 공동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가동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GM, 쌍용자동차, 르노코리아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 5곳과 부품업계가 참여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부품수급 차질과 그로 인한 완성차 생산 차질, 부품 수요 감소에 따른 부품 기업의 경영 애로 등의 악순환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피해 접수 건수가 13일 오전 9시까지 수출 105건, 수입 55건 등 총 16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수입업체는 물론 무역, 화학, 의류 등 전방위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며 “파업이 신속히 종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