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이용하는 다양한 물건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긴밀히 연동하는 사물인터넷(이하 IoT) 기술이 보급되면서 우리 가정은 스마트홈(Smart Home)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통한 원격제어 및 각 상황에 따른 자동화 기능은 스마트홈의 핵심 중 하나다. 그 중에서도 ‘조명’은 비교적 손쉽게 IoT 대응이 가능한 제품군에 속한다.
스마트홈에 걸 맞는 조명 환경을 꾸미려면 전등에 달린 전구를 스마트 전구로 교체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지만, 각 전등의 소켓 규격에 맞는 스마트 전구를 일일이 구비하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아무래도 스마트 전구는 일반 전부보다 비싼 편이라 경제적인 부담도 있다. 그 외에 전등 자체를 스마트 전등으로 바꾸는 방법도 있지만 디자인이나 크기가 사용자의 맘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모바일 앱으로 일반 전등을 원격제어 가능한 텐플 스마트 벽부형 스위치 (출처=IT동아)
기존 전등 스위치와 호환, 1~3구 선택 가능
1구, 2구, 3구 제품의 모습 (출처=IT동아)
텐플 스마트 벽부형 스위치는 100~240V AC 50~60Hz 사양을 갖추고 있어 국내 환경에 적합하며, 버튼의 수에 따라 1/2/3구 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스위치 전면을 강화유리로 처리하고 각 버튼은 터치형이라 세련된 분위기를 낸다.
제품 후면의 전원 연결부 (출처=IT동아)
전등이 꺼지면 버튼 부분이 은은하게 빛을 낸다 (출처=IT동아)
제품의 구성은 스마트 스위치 본체와 벽면 고정용 나사, 그리고 사용 설명서 및 캐패시터 1개로 구성되었다. 일부 가정의 경우, 전등 스위치를 끈 후에도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고 희미하게 빛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동봉된 캐패시터를 스마트 스위치 설치 시 전원 케이블과 버튼 케이블 사이에 연결해주자. 이렇게 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본체와 함께 제공되는 사용 설명서와 고정용 나사, 캐패시터 (출처=IT동아)
제품 설치 과정, 생각보다 간단?
전원 차단기를 내린 상태에서 기존 전등 스위치를 떼어내자 (출처=IT동아)
우선 일자 드라이버 등을 이용해 기존 스위치 커버를 벗긴 뒤, 해당 스위치를 고정하는 나사를 풀자. 그렇게 하면 스위치 후면의 전원 케이블 연결부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이 역시 조심스럽게 연결 부위를 눌러주며 케이블을 빼자. 1구 스위치라면 전원 케이블과 버튼 케이블이 각각 1개씩, 2~3구 스위치라면 전원 케이블 1개에 버튼 케이블 2~3개가 있을 것이다. 전원 케이블은 스마트 스위치의 L단자, 버튼 케이블은 L1~L3 단자에 연결해 주자. 케이블 고정은 드라이버로 연결 나사를 조여주면 된다.
텐플 스마트 벽부형 스위치의 전면 커버를 벗기고 전원 케이블을 연결한 후 벽면에 고정한다 (출처=IT동아)
그 후, 동봉된 고정용 나사 2개를 이용해 텐플 스마트 벽부형 스위치를 벽에 고정시켜주자. 만약 나사의 길이나 굵기 때문에 고정이 되지 않는다면 기존 스위치의 고정 나사를 유용해도 된다. 이렇게 고정이 끝났으면 전면 커버를 덮어 작업을 마무리하면 된다. 이후 다시 집안 전원 차단기를 올린 후 텐플 스마트 벽부형 스위치의 버튼을 눌러 제대로 전등 ON/OFF 기능이 작동하는지 확인해보자.
설치가 끝난 후 터치 버튼을 눌러 전등이 제대로 켜지고 꺼지는지 확인하자 (출처=IT동아)
제품 제어를 위해 꼭 필요한 지그비 허브(게이트웨이)
이렇게 텐플 스마트 벽부형 스위치만 설치한 상태에서도 기본적인 전등 수동 ON/OFF 기능은 쓸 수 있지만 이 제품의 최대 특징인 스마트 기능을 이용하려면 추가적인 장비 및 준비가 필요하다. 가장 필수적인 건 지그비(Zigbee) 허브다. 지그비 게이트웨이라는 이름으로도 부르는 장비다. 어지간히 넓은 집에 아니라면 지그비 허브 1대로 여러 대의 지그비 장비를 제어할 수 있다.
스마트 스위치, 도어 센서, 충격 감지센서, 온습도계 등의 IoT 기기를 제어하는 텐플 지그비 허브 (출처=IT동아)
지그비는 IoT 제어에 특화된 무선 규격으로, 와이파이 등의 다른 무선 규격에 비해 전력 소모가 적고 신호 간섭이 적은데다 부품 값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리뷰에선 스위치와 동일하게 애니온넷에서 출시한 ‘텐플 지그비 허브’를 이용했다. 타사의 지그비 허브 중에도 호환되는 것이 있겠지만 일단 같은 브랜드의 것을 쓰는 것이 마음이 놓인다.
텐플 지그비 허브는 주변의 여러 지그비 제품(스마트 스위치, 도어 센서, 충격 감지센서, 온습도계 등)을 제어할 뿐 만 아니라 와이파이를 통해 인터넷 상의 클라우드 서버와 접속하는 기능도 갖췄다. 이를 통해 집 밖에 나가서도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각 기기의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우선 지그비 허브를 설치하자. 텐플 지그비 허브는 동봉된 USB 어댑터를 연결하면 작동하며, 전원 연결 후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한 텐플 모바일 앱을 통해 스마트폰에 등록할 수 있다. 텐플 모바일 앱의 지시에 따라서 터치 몇 번만 하면 계정 생성 및 로그인, 지그비 허브 등록, 그리고 지그비 허브의 와이파이 연결까지 손쉽게 마칠 수 있다.
텐플 모바일 앱의 지시에 따라 지그비 허브를 우선 등록해 두자 (출처=IT동아)
참고로 텐플 지그비 허브는 2.4GHz 와이파이만 지원하므로 와이파이 연결 시 5G, 혹은 5GHz라고 표시되는 와이파이 SSID(접속목록)은 선택하지 않도록 하자. 시중에서 이용되는 모든 인터넷 공유기는 2.4GHz 와이파이를 지원하지만, 요즘 출시되는 신형 공유기 중에는 2.4GHz 외에 5GHz 와이파이를 동시 지원하는 것이 많다.
모바일 앱에 제품 등록하면 본격적인 스마트 기능 이용 가능
이렇게 지그비 허브의 등록을 마쳤으면 다음은 텐플 스마트 벽부형 스위치를 텐플 앱에 등록할 차례다. 미리 등록된 지그비 허브(지그비 무선 게이트 웨이) 항목을 누른 후, ‘하위 장치 추가’ 항목을 누르면 이후 표시되는 앱의 지시에 따라 텐플 스마트 벽부형 스위치의 등록을 손쉽게 할 수 있다.
지그비 허브 메뉴의 ‘하위 장치 추가’ 항목을 통해 스마트 스위치를 추가한다 (출처=IT동아)
이렇게 모바일 앱에 등록된 텐플 스마트 벽부형 스위치는 다양한 기능을 쓸 수 있다. 우선 모바일 앱 상에서 원격으로 전등을 켜거나 끌 수 있으며, ‘타이머’ 기능을 통해 몇 시간 몇 분 후 자동으로 전등이 켜지거나 꺼지게 설정하는 것도 가능 하다. 그 외에 ‘스케줄’ 기능을 통해 원하는 요일 및 시간을 정해 자동으로 전등이 켜지거나 꺼지도록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원격 전등 ON/OFF 외에 타이머 기능, 스케줄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외출하면 자동으로 꺼지고, 비 오면 자동으로 켜지고
‘스마트’ 기능 역시 흥미롭다. 이는 사용자가 정한 조건(외부 날씨, 사용자 위치, 스케줄, 다른 스마트 기기의 상태 등)에 따라 자동으로 텐플 스마트 벽부형 스위치가 구동하도록 설정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사용자가 집 반경 100m 바깥으로 나가면 자동으로 전등 끄기’, ‘비가 내리면 자동으로 전등 켜기’, 혹은 ‘(별도로 설치한)동작 감지 센서에 움직임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전등 켜기’ 같은 조건을 지정할 수 있다. 편리할 뿐만 아니라 방범용으로도 응용이 가능하므로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자.
날씨나 이용자의 위치, 다른 스마트 기기의 상태 등에 따라 자동으로 전등을 켜거나 끌 수 있는 ‘스마트’ 기능 (출처=IT동아)
만약 텐플 외에 다양한 브랜드의 스마트 제품을 함께 이용하고 있다면 구글 홈 및 구글 어시스턴트에 텐플 앱을 연동해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텐플 앱 하단의 ‘나’ 항목을 누른 후 ‘구글 어시스턴트’ 항목을 이어서 누르면 구글 홈에 텐플 기기를 등록할 수 있는 인증 코드가 표시된다. 이후 앱의 지시에 따르면 등록이 완료되며, 이후 구글 홈 스피커를 통해 음성 명령으로 전등을 켜거나 끄는 등의 연동이 가능해진다.
전등 업그레이드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스마트홈
텐플 스마트 벽부형 스위치는 일반 전등을 스마트하게 업그레이드해주는 제품으로, 일반 가정에서 흔히 쓰는 전등 스위치의 교체를 통해 설치하는 제품이다. 전등 스위치의 교체 작업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라면 다소 부담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해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며, 한 번 교체로 계속 이용이 가능하니 큰 맘먹고 한 번 도전해 볼만은 하다. 제품 구매와 설치 후 전기 요금을 제외하면 추가적인 서비스 이용 요금이 들지도 않는다.
그리고 이 제품을 이용하기 위해 신호 중계용 지그비 허브(지그비 게이트웨이)가 꼭 필요하다는 것도 다소 부담일 수도 있는데, 이런 스위치나 센서류의 IoT 제품의 상당수가 지그비 무선 규격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향후 좀 더 본격적인 스마트홈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라면 미리 장만해 두는 것도 나쁜 생각은 아니다.
참고로 이번 리뷰에 이용한 텐플 스마트 벽부형 스위치는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은 샘플 제품이라 설명서나 모바일 앱의 일부 항목이 영어로 표시되는 등, 약간의 아쉬움도 있었다. 올해 6월 중으로 예정된 정식 출시 이후 개선될 것을 기대한다. 제품을 소개한 애니온넷의 정해영 기술영업 부장은 “집안의 전등 스위치를 스마트 스위치로 바꾸는 것 만으로도 본격적인 스마트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라며 “개인 사용자에게도 유용하지만 새 건물을 짓거나 기존 집을 리모델링하는 건축 기업 입장에서도 도입을 고려할 만 하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