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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前 파벌싸움 꺼내든 기시다 “나도 반란군”

입력 | 2022-06-14 03:00:00

‘모리 내각 불신임 동조’건 거론
‘막후실세’ 아베 겨냥한 발언인듯




“나도 반란군의 일원이었다. 한 발만 더 나갔으면 제명당할 뻔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가 자신의 지역구인 히로시마에서 열린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옛 시절을 회상하며 한 말이지만 집권 자민당 내 막후 실세로 힘을 발휘하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시각이 많다.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반란군’ 사건은 2000년 11월 당시 모리 요시로 총리 내각에 맞서 가토 고이치 전 자민당 간사장 등이 일으켰던 일명 ‘가토의 난’이다. 당시 야당이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려고 하자 고치카이 파벌 회장이었던 가토 전 간사장 및 동료들이 찬성하거나 회의에 불참하는 방식으로 불신임에 동조하려 했다. 불신임안이 통과되진 않았지만 타격을 입은 모리 전 총리는 결국 물러나야 했다.

당시 모리 전 총리가 이끌던 모리파는 공교롭게도 현 자민당 최대 파벌 세이와 정책연구회(아베파)이고 가토 전 간사장 등이 이끈 파벌은 현재 기시다 총리가 수장인 고치카이(기시다파)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발언을 두고 “기시다 총리가 정통파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시다파인 고치카이는 전통적 비둘기파로 아시아 선린우호, 경무장을 추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자민당에선 소수파로 소속 의원 수 4위 파벌이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