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속 공공료 인상]“적자 누적에 요금인상 불가피” 정부도 “동결 능사 아니다” 가세… 年6% 육박한 물가 부채질 우려 원자재-농산물값도 연일 급등세… 전문가 “장기침체에 대비해야”
다음 달 도시가스와 전기 요금이 동시에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미 6%에 육박한 물가 상승세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급등한 원자재값 역시 상당 기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은행이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경고한 가운데 한국 경제도 장기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가스 요금, 올해만 MJ당 2.3원↑
한국전력공사 역시 올해 3분기(7∼9월) 전기 요금 인상에 나선다. 한전이 16일 인상안을 제출하면 산업부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인상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한전 관계자는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만큼 전기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부 내부에서도 “요금 동결이 능사가 아니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다음 달부터 전기 요금이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전은 이미 지난해 말 10월 전기 요금도 kWh당 4.9원 인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가스에 이어 전기까지 요금이 오르면 올 4월에 이어 3개월 만의 동시 인상이다.
○ “원자재값 오름세 둔화돼도 물가 상승 지속될 듯”
너무 올라서…가격표 아예 가린 음식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 넘게 오른 가운데 13일 서울 중구의 한 고깃집 메뉴의 가격표가 가려져 있다. 하반기에도 공공요금이 인상되는 등 물가가 계속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올여름 폭염이 심해지면 물가가 더 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근 국제 농산물 가격 급등이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끄는 ‘애그플레이션’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의 전체 물가 기여도는 한 달 전보다 2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최근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소비도 수요를 늘려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생산자물가도 올 4월 한 달 전보다 1.1% 오르며 2020년 11월부터 18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하반기(7∼12월)에도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간에 효과를 낼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제는 장기 침체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