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긴축 공포]5개월째 ‘셀 코리아’… 총 16조 달해
코스피가 미국의 물가 충격 등의 여파로 큰 폭으로 하락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외국인투자가가 지난달 1조6000억 원어치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며 5개월 연속 ‘셀 코리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 시장을 떠나는 외국인투자가들이 원화로 달러를 구매하면서 원-달러 환율을 더 끌어올리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이 순매도한 국내 주식은 1조6140억 원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시장에서 1조2860억 원, 코스닥 시장에서는 3280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에 지난달 말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은 시가총액의 26.8%에 해당하는 695조857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사이 약 3650억 원 줄었다.
외국인투자가들의 국내 주식 순매도는 1월부터 다섯 달째 계속되고 있다. 올해 외국인이 순매도한 국내 주식만 16조 원에 이른다. 경기 둔화에 더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한 긴축, 인플레이션 등이 겹쳐 신흥국을 중심으로 투자자금 회수가 이뤄지고 있는 여파다. 다만 순매도 규모는 4월(5조2940억 원)까지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달 다소 꺾였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1년 5개월째 외국인투자가들의 순투자가 이어졌다. 김봉제 하나은행 CLUB1 PB센터 팀장은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부채비율이 높지 않아 국채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편”이라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며 외국인 투자금이 국내 주식에서 빠져나가는 대신 채권시장으로 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