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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88% “학교 시험이 수포자 양산…배운 것보다 어렵게 출제”

입력 | 2022-06-14 12:17:00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지난 9일 수험생들이 문·이과 통합 체제로 치러지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뉴스1 © News1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고등학교 2학년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역대 최고를 경신한 가운데 중·고등학생 열 명 중 여덟 명이 학교 수학 시험 때문에 이른바 ‘수포자(수학포기자)’가 발생한다고 봤다.

교사가 변별을 위해 가르친 내용보다 어려운 내용을 수학 시험 문제로 출제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설문조사는 지난 4월1~15일 전국 중·고등학생 4758명과 학부모 3136명, 수학교사 194명 등 총 808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설문조사 결과, 중학생 74.2%와 고등학생 88.4%가 ‘학교 수학 시험이 수포자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다.

주된 이유는 ‘학교 수학 시험에 출제된 문제가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보다 과도하게 어렵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중학생 45.1%과 고등학생 76.2%가 동의해 중학교보다 고등학교에서, 수업에서 배운 내용보다 어려운 문제가 수학 시험문제로 출제되는 경향을 예측할 수 있다.

수학교사 64.4% 역시 ‘변별 때문에 가르친 내용보다 어려운 내용을 수학 시험 문제로 출제한다’고 했다.

또 중학생 65.8%와 고등학생 85.2%는 ‘학교 수학 시험이 (수학적 사고를 묻지 않고)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에만 몰두하게 만든다’고 응답했다.

이 때문에 중학생 81.5%와 고등학생 90.5%는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수학교사 68.6%조차도 ‘사교육이 학교시험을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주된 이유로는 ‘학교에서는 개별 맞춤형 수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강제로라도 공부를 더 하게 되기 때문에’, ‘반복적인 문제 풀이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에’라는 주관식 응답이 다수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중학생 35.6%와 고등학생 53.6%는 ‘사전에 평가기준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다’고 했다. 이는 수학교사 96.4%가 ‘평가기준을 학기 초에 안내한다’고 응답한 것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사교육걱정과 강 의원은 “수포자를 양산하는 학교 수학 평가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변별만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 시험 및 입시 제도를 개선해야 하고, 공교육만으로도 충분히 학교시험 대비가 가능할 수 있도록 수학 책임 교육을 실천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생과 학부모가 평가기준에 대해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정보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