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맨 인 블랙박스’ 방송화면 캡처
자전거 탄 아이를 배려해 추월하지 않고 천천히 가던 차주가 황당한 항의를 받았다. 아이가 ‘왜 따라오냐’며 차량 앞을 막아버린 것이다.
차주 A 씨는 12일 방송된 SBS ‘맨 인 블랙박스’를 통해 경기도 시흥시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일을 설명했다.
A 씨는 차량 주행 중 자전거 타는 아이를 발견하곤 추월하지 않은 채 천천히 따라갔다.
아이는 뒤를 돌아보며 “잠깐만요 아저씨, 왜 따라다녀요? 아까는 이쪽으로 갔는데 왜 따라와요?”라고 따져 물었다.
A 씨가 “우회전해야 해. 나와”라고 답하자 아이는 “우회전하려면 나가면 되는데 왜 이리로 들어와요? 왜 따라와요?”라고 재차 물었다.
A 씨는 “이 길이 우회전하는 길이야”라고 설명했지만, 아이는 “싫어! 안 비켜줄 거예요”라며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A 씨는 자전거를 좌측으로 피해 우회전을 시도했다. 그러나 아이는 차량의 우측으로 질주해 다시금 앞을 막았다. 이후에도 아이는 한참 A 씨를 쳐다보며 가만히 있었다.
SBS ‘맨 인 블랙박스’ 방송화면 캡처
이어 “너무 순간의 감정으로 아이를 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봤는데, 천천히 자전거 속도에 맞춰서 똑같은 길을 따라가니까 따라온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고의로 교통을 방해할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돼 있다. 다만 영상 속 아이는 촉법소년일 가능성이 커 형사처벌은 어려워 보인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