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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전문가들 “한미 동맹의 최대 변수는 중국이 될 것”

입력 | 2022-06-14 15:43:00


“한미 동맹의 최대 도전은 중국이 될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협회(CFR)와 세종연구소가 13일(현지시간) 주최한 ‘윤석열 행정부와 한미동맹 강화’ 포럼에서 한미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대응이 한미 동맹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윤석열 행정부는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이 끝났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한중관계의 현실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중국 교역 비중은 여전히 30% 수준이고, 한국의 핵심 수입품목의 75%가 중국산”이라며 “중국은 이미 인도테평양프레임워크(IPEF)에 낙인을 찍었다”며 “이는 윤 대통령이 북핵 대응을 위해 미사일 방어를 강화하려는 계획의 비용을 높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중국과 미국, 유럽은 물론 한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이는 중국에 대한 정책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애덤 마운트 미국 과학자연합 선임연구원도 “한미동맹의 최우선 과제는 중국 대응이 돼야 한다”며 “윤 대통령은 북한을 주적으로 지목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최우선 과제로 앞세우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북한의 잇따른 고강도 도발로 북핵 대응이 시급해지면서 한미간 외교 우선순위의 차이가 한미동맹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상윤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중 경쟁은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가능성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행정부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지만 몇 가지 한계가 있다”며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선 중국이 직접 언급되지 않았다”며 “이는 한국이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물론 미국 역시 중국과 외교적으로 관여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가폭등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일 최저치로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11월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국내 정치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한미일 공조와 인도태평양 전략을 위한 미국의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마 교수는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구축한 미국의 리더십을 중국과 경쟁하기 위한 집단적 협력으로 전환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하지만 중간선거에서 의회권력에 변화가 생긴다면 집단적 협력의 구속력이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 부소장 역시 2024년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윤석열 행정부에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한미간 중국과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를 두고 갈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며 “윤석열 행정부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 중국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중 교역의 이익을 누리는 것은 중국”이라며 “중국이 한국에 경제보복을 한다면 이는 중국이 스스로를 다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이 한국에 경제보복을 할 가능성을 논의할 때는 중국이 어떤 분야를 보복할지 또 이에 대해 동맹이 함께 어떻게 대응할지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연구위원은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의 기대가 높아졌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다”며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선 양국의 상호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 회복을 위해 한국, 일본, 대만 등과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협력과 관련해 “삼성과 대만 TSMC, 일본 반도체에는 경쟁이 존재한다”며 “이 같은 경쟁을 해결할 수 있는 동맹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한미가 비핵화를 넘어 북한에 대한 장기전략으로 한반도 통일에 대한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한미 공동성명에 한반도 통일에 대한 전략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며 “억지력과 비핵화 정책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한반도 통일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