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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北 핵실험 감행 시 강력 제재…中과 전략적 소통해야”

입력 | 2022-06-15 05:24:00


취임 첫 방미 일정을 소화 중인 박진 외교부장관이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강력한 제재 결의를 추진하기로 한·미가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전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의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거론, “향후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강력한 제재 요소를 담은 유엔 안보리 신규 결의를 추진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박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전날 양자 회담을 통해 북한 7차 핵실험 우려를 공유한 바 있다. 박 장관은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북한 핵실험이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며 “동맹과 국제사회의 단합되고 확고한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박 장관은 간담회에서 “북핵 문제에 관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재확인했다”라며 “북한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고 전술핵 사용마저 거론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북한 문제가 한·미 양국 최우선 정책 과제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는 가운데 확장억제의 중요성에 공감했다”라며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조기에 재가동하기로 합의했다”라고 재차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워싱턴 국무부를 방문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만나 악수하는 박진 외교부 장관. 워싱턴=AP/뉴시스

이와 관련, 블링컨 장관은 전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향후 몇 주 안에 EDSCG와 관련한 작업이 이뤄지리라고 예고한 바 있다. 박 장관은 “수 주 내 EDSCG를 개최하자고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에 공감했다”라고 거듭 말한 뒤, “블링컨 장관과 유연하고 열린 생각을 갖고 북한에 대해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둘 것임을 재확인했다”라고 부연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장관은 “블링컨 장관에게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중요하며, 중국과 함께 전략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어제도 미국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중국 양제츠 공산당 중앙정치국원이 룩셈부르크에서 만나 북핵 문제를 포함해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블링컨 장관과 코로나19 확산 등 북한 내 상황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코로나19 대응을 적극적으로 돕고자 하는 진정성 있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북한이 조속히 호응하기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박 장관은 이날 자신 방미 일정과 관련해서는 “지난 5월21일 한·미 정상 두 분이 합의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의 후속 조치를 이행하는 것”이라며 “안보의 영역을 넘어 경제 동맹, 기술 동맹으로 진화하고 확대하는 한·미 동맹의 구체적 내실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런 취지로 방미 기간 블링컨 장관은 물론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장관도 면담했으며, 15일에는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도 만날 예정이다. 박 장관은 “한·미 동맹의 폭과 깊이가 확대되고 심화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과는 마치 오래 알았던 사이처럼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격의 없는 대화를 진행했다”라며 “1대1 단독 회담으로 시작해 오찬 회담, 또 공동 기자회견으로 이어지는 두 시간 반 동안 다양한 사안에 관해 심도 있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두 장관이 서로를 ‘퍼스트 네임’인 ‘진’, ‘토니’로 부르며 이른바 ‘진·토니’ 관계를 다졌다는 설명이다.

박 장관은 양측이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이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고 성공적이었다는 데 공감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간 합의 사항을 충실하고 속도감 있게 이행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양 정상 만남을 통해 깊은 신뢰와 유대감을 형성했고, 이것이 향후 한·미 동맹 발전에 큰 동력이 되리라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이뤄진 그랜홈 장관과의 면담을 두고는 “탄소 중립 달성과 에너지 안보를 위한 원자력 확대라는 신정부 에너지 정책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라며 “미국 측도 공감했다”라고 전했다. 한·미 간 원자력 협력 강화 방안도 협의했다고 한다.

박 장관은 “이번 방미의 중요한 성과는 향후 5년간 한·미 동맹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글로벌 중추 국가(GPS·Global Pivotal State)로서 세계 자유와 평화, 번영을 증진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측은 이런 윤석열 신정부의 의지를 적극 환영했다”라며 “또 다양한 글로벌 도전 과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하고 포괄적인 한·미 간 전략 파트너십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아울러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갈수록 다양화하고 전문화하는 우리 외교를 조직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라고 했다.

특히 “미국 국무부는 이미 오래전부터 해양국제환경과학국을 운영하고 있고, 또 사이버공간·디지털정책국을 신설하는 등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라며 “우리 외교부 내에도 첨단과학·신흥기술, 그리고 사이버 안보 업무를 담당하는 가칭 과학기술사이버국의 신설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귀국 후 관계부처와 협의해 외교부가 21세기 도전에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추진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예고했다.

박 장관은 남은 방미 기간 러몬도 상무장관 면담을 비롯해 재미 동포 대표들과의 면담 등 일정을 소화한다. 아울러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교위원장, 아미 베라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 등 의회 인사들과도 면담하며, 이 외 워싱턴 싱크탱크 인사들과도 접촉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미국 의회 내 한·미 동맹의 중요성에 대한 초당적 공감대를 강화하고, 특히 미국에 투자한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 그리고 전문직 비자 쿼터 확보, 또 무국적 입양아 시민권 부여를 위한 미 의회의 지속적 관심과 지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