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가뭄 속 물 폭탄 공연에 “강에 뿌렸으면” VS “정의로운 나, 과시”

입력 | 2022-06-15 07:41:00

MBC 라디오스타, 동아일보DB


가뭄 속 물 폭탄 공연을 두고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갑론을박을 벌였다. 배우 이엘이 “워터밤 콘서트 물 300톤을 소양강에 뿌려줬으면 좋겠다”고 소신 발언을 했고, 이선옥 작가는 이를 두고 “정의로운 나에 대한 과시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이엘은 1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워터밤 콘서트에 사용할 물을 소양강에 뿌렸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가뭄 속 대량의 물을 투입하는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었다.

이엘은 13일 자신의 소신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욕 하고 싶으면 욕을 해야 한다”며 “사람 생각은 다 다르니까”라고 했다.

이선옥 작가는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엘의 행동은 ‘가뭄에 물을 뿌리며 콘서트나 하는 개념 없는 타인에게 일침을 가하는 정의로운 나’에 대한 과시에 가깝다”고 했다.

그는 “이엘이 가뭄이라는 자연 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하는 실천은 ‘소셜미디어에 한 마디 쓰기’”라며 “진정 변화와 해결을 바란다면 특정 콘서트를 겨냥한 ‘일침’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실천을 드러내어 더 많은 사람들이 실질적 행동을 만들어내는 쪽을 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작가는 “이번 발언은 타인의 직업 영역에 대한 존중이 없는 점에서도 문제”라며 “이엘은 가뭄일 때 자신이 출연하는 작품에서 살수차를 동원한다면 이를 비난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가? 산불이 났을 때는? 홍수가 났을 때는? 경제가 어려울 때는? 많은 불행들 앞에서 그때마다 누군가의 중요한 직업 영역을 비난하는 것으로 변화와 정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뭄은 가뭄대로 빨리 극복되기를 바라고, 워터밤 콘서트도 계획한 대로 잘 끝나서 코로나로 얼어붙은 공연계가 다시 살아나면 좋겠다. 대다수 시민들은 모두 이러한 마음으로 살아간다”며 “당신의 예민함이 곧 정의가 아니며, 당신의 불편함이 곧 불의의 근거도 아니다”라고 했다.

최근 온라인에선 가수 싸이의 여름 콘서트 ‘흠뻑쇼’를 두고 여러 말이 나왔다. 가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량의 물을 사용하는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이 적절하냐에 대한 것이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